메신저 운영 사기 조심!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30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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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운영자입니다. 회원님께서는 이벤트에 당첨돼 MP3플레이어를 경품으로 받게 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초중생들이 즐겨 이용하는 B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정모 씨(21)가 이런 내용의 단체 쪽지를 보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이었다. 경품을 준다는 정 씨의 쪽지에 귀가 솔깃해진 초중생들은 "미성년자라 경품을 받으려면 부모님 주민번호와 휴대전화 번호가 필요하다"는 정 씨의 말에 의심 없이 해당 정보를 정 씨에게 인터넷 쪽지로 보냈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경품은 오지 않았다. 집에 도착한 것은 휴대전화 소액결제로 수십만 원이 빠져나갔다는 휴대전화 요금청구서 뿐이었다.

정 씨는 메신저 운영자가 아니었다. 정 씨는 운영자를 사칭해서 얻은 개인정보를 이용해 인터넷 게임사이트에서 휴대전화 소액결제로 아이템을 구입했다. 본인 확인을 위해 해당 휴대전화에 문자메시지로 전송되는 '인증번호'를 입력해야 했지만 이 때마다 정 씨는 태연하게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해서 "경품을 받는 사람의 본인확인을 위한 인증번호가 전송됐을테니 지금 내게 불러달라"고 말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정 씨는 이렇게 구입한 아이템을 남들에게 반값에 팔아 현금을 만들었다.

이같은 수법으로 정 씨가 1년 동안 울린 초중생이 400여 명. 피해액은 1억2000여만 원에 달했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컴퓨터 등을 사용한 상습 사기 혐의로 정 씨를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우정열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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