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 항만공사는 ‘방만경영’ 공사?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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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억이상 공기업 평균 3배… 하위직만 감원 추진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라 인천항의 물동량이 줄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인천항만공사(IPA)의 방만한 운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토해양부 산하 공기업 가운데 1억 원 이상 고액 연봉자 비율이 IPA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의 한나라당 유정복 의원이 26일 발표한 ‘국토부 산하 공기업·공공기관 인력 현황’에 따르면 IPA의 1억 원 이상 고액 연봉자는 모두 19명으로 전체 직원(124명)의 15.3%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국토부 산하 20개 공기업·기관 가운데 최고 비율로 전국 평균 5.3%와 비교해도 3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IPA보다 규모가 큰 공기업 가운데 1억 원 이상 연봉자는 인천국제공항공사 12명(전체 직원 837명), 대한주택보증 14명(〃 345명), 한국공항공사 9명(〃 1927명) 등으로 IPA보다 적었다. 전체 직원 대비 고액 연봉자 비율도 매머드 공기업으로 통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2.2%·6995명 중 156명), 한국수자원공사(3.3%·3924명 중 130명), 한국도로공사(0.5%·4261명 중 22명) 등도 IPA보다 훨씬 낮았다. 이 밖에 IPA의 2급 이상 고위직은 29명으로 전체 직원의 23.4%를 차지해 울산항만공사, 선박안전기술공단,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부산항만공사에 이어 5위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침에 따라 2012년까지 진행하기로 한 IPA의 인력 감축 계획안에는 고위직보다 오히려 하위직이 많아 빈축을 사고 있다. 감축인원 14명 가운데 2급 이상은 3명에 불과하고, 3급 이하는 11명으로 전체 인원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현장에서 근무하는 하위직 실무자들만 줄이고, 고위직 대부분은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한편 올해 IPA의 경영수지는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1∼9월 인천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109만109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지난해의 132만3317TEU보다 17.5%나 감소했다. 게다가 IPA가 인천항 용지 임대료가 너무 비싸다며 항만물류업체가 집단 반발함에 따라 1월부터 임대료 및 항만시설 사용료를 20% 감면해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신항 개발사업 등에 필요한 사업비를 마련하기 위한 채권 이자비용 부담 증가 등으로 50억 원 규모의 경영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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