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연구비 빼돌려 해외원정 도박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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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대학교수 8억 탕진

의사 연예인 등 38명 적발

해외로 빼돌린 돈으로 외국의 호텔 카지노에서 상습 도박을 해온 전직 대학교수와 의사, 대기업 간부, 연예인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형사처벌을 받게 됐다. 인천지검 외사부(부장 안성수)는 해외원정 도박단 38명을 적발해 이 중 2명을 구속 기소하고 1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은 15명은 벌금 300만∼1500만 원에 약식 기소하고 나머지 3명은 내사중지했다.

2007년 7월∼2008년 4월 5차례 중국 마카오의 호텔 카지노에서 1억4000만 원 상당의 도박을 한 혐의(상습도박)로 불구속 기소된 가수 신모 씨(29)는 최근 인천지법에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또 1000억 원대의 환치기 계좌 35개를 관리하면서 신 씨 등에게 도박자금을 제공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구속 기소된 환치기업자 유모 씨(39)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5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정부 지원연구비 12억 원을 횡령해 해외 원정 도박자금 등으로 사용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구속 기소된 전직 대학교수 장모 씨(49)는 선고를 앞두고 있다. 장 씨는 횡령한 돈 가운데 8억5000만 원을 룰렛 등 도박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도덕적 해이에 경종을 울린 사례”라며 “불법 외화 유출이나 도박 등의 행위를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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