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과 심야 귀가 싸고 실랑이

  • 입력 2009년 9월 15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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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객 장애인, 얼굴 맞고 의식불명

술에 취한 청각장애인이 자신을 귀가시키려는 경찰관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얼굴을 맞고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14일 서울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7일 0시 15분경 택시운전사가 술에 취한 청각장애 2급 박모 씨(67)를 경찰서 앞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전경에게 인계했다. 현관 근무 중이던 한 경찰관이 박 씨에게 종이와 펜을 건네자 말을 하지 못하는 박 씨는 ‘수유역, 중계역, 택시’라고 적었다. 전경은 박 씨를 택시에 태워 귀가시키려 했으나 박 씨는 ‘아니다’라는 의사표시를 하며 경찰서 현관으로 들어왔다.

당직 근무를 서고 있던 강모 경장(38)은 박 씨를 부축해 경찰서 밖으로 안내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박 씨는 두 차례 미끄러져 넘어졌다. 경찰서 밖으로 나간 박 씨가 계속 경찰서로 들어오려 하면서 폭행하려 하자 강 경장은 박 씨의 얼굴을 오른손으로 한 대 때렸고 박 씨는 코피를 흘린 뒤 쓰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의료원으로 이송된 박 씨는 급성뇌출혈로 판명 나 수술을 받았지만 일주일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박 씨가 15년 전 만성뇌출혈로 수술한 경력이 있으며 아직 의식불명 이유는 정확히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발생 경위를 조사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힌 뒤 강 경장에 대한 징계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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