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바이러스가 뇌 공격한 듯”

  • 입력 2009년 9월 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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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관계기관 대책회의8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8개 부처와 16개 시도 관계자 및 의료계 대표들이 신종 플루 대책회의를 했다. 연합뉴스
신종플루 관계기관 대책회의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8개 부처와 16개 시도 관계자 및 의료계 대표들이 신종 플루 대책회의를 했다. 연합뉴스
보건당국 “40세 뇌사자, 신종플루가 원인” 추정
의료계 “바이러스, 혈액 타고 장기 어디든 침투”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4일 신종 인플루엔자A(H1N1)에 감염된 40세 여성이 뇌사에 빠진 것은 신종 플루 바이러스에 의한 뇌염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과장은 8일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 신종 플루 감염으로 뇌염이 발생해 뇌부종이 심하게 나타났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며 “이 사례를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신종 플루가 성인의 뇌에 영향을 끼친 사례는 세계적으로 보고된 바 없다. 미국의 경우 5월 중순 신종 플루로 4명이 뇌염 증세를 보였지만 이들은 모두 7∼17세의 어린이와 청소년이었다. 이들은 모두 완치됐다. 계절인플루엔자가 뇌에 영향을 미친 사례도 보고돼 있다. 1990년대 중반과 2000년대 초 일본에서만 인플루엔자 합병증으로 뇌염과 뇌출혈을 일으킨 사례가 여러 건 보고됐으며 일부는 사망하기도 했지만 역시 5세 미만의 소아들이었다.

다만 이번 사례가 세계적으로 처음인지는 불확실하다는 의견이 많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세계 각국에서 신종 플루 사망자가 증가하면서 유사한 사례들이 있지만 아직 집계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사례를 근거로 신종 플루 바이러스가 혈액을 타고 몸 안 장기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뇌사 말고도 다양한 환자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8일 현재 신종 플루 누적 감염자는 6214명이며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2014명이 신종 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환자는 8명이며 이 중 뇌사 추정자를 비롯해 총 3명이 중증환자로 분류됐다.

지난달 21일 확진판정 없이도 쉽게 투약할 수 있도록 항바이러스제 지침이 바뀐 후 16일 동안 3만1112인분이 투여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까지 1318인분이던 일일 평균투여량이 3일 하루 동안만 3855건에 달해 ‘일선 병원이 조금만 의심돼도 항바이러스제를 일단 처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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