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콘텐츠 ‘책 울타리’ 뛰어넘다

  • 입력 2009년 8월 21일 02시 58분


과학체험관으로… 게임으로… 뮤지컬로…

과학학습만화 ‘Why?(와이)’ 시리즈를 내는 예림당은 최근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회관에 ‘와이파크(Why? PARK)’를 열었다. 2000만 권 이상 팔린 시리즈 내용을 영상으로 보거나 듣고 체험하도록 꾸민 과학체험관이다. 예림당은 20일 만에 2만여 명이 관람했다고 20일 밝혔다. 주말에는 1500∼1700명이 몰리며 방학 기간이라 평일에도 800명가량 다녀갈 정도로 반응이 좋다.

어린이 출판시장의 또 다른 히트작인 ‘마법천자문’(아울북)은 닌텐도DS용 게임 타이틀로 제작돼 4월 말 선을 보인 뒤 11만 장이 팔렸다. 아울북은 여세를 몰아 엔씨소프트와 손잡고 온라인용 역할수행게임(RPG) 개발에 착수했다.

최근 출판계에선 이처럼 책으로 검증된 인기 콘텐츠를 다른 분야에 활용하는 사업 다각화가 활발하다. 책 내용과 캐릭터를 활용한 전시회, 게임 개발뿐 아니라 뮤지컬, 애니메이션 제작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하나의 콘텐츠를 다방면으로 활용하는 ‘원소스 멀티유스(one source multi use)’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려는 움직임이다.

특히 교육과 놀이를 결합한 ‘에듀테인먼트’를 지향하는 어린이 책 출판사들의 노력이 두드러진다. 예림당의 와이파크는 책에서 다룬 50여 개 주제 가운데 공룡, 바다, 발명 발견, 동굴 등 인기 주제 7개로 꾸몄다. 모형, 홀로그램, 팝업북 등을 통해 책 속의 내용을 입체적으로 알아보거나 퀴즈쇼, 보물찾기에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예림당은 서울에 이어 지방에서도 순회 전시할 계획이며 중국 미국 등 해외 전시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와이’ 시리즈는 이에 앞서 26부작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올 상반기 EBS에서 방영됐다.

마법천자문 콘텐츠는 게임으로의 활용이 두드러진다. 온라인게임 이전에 이미 2007년 휴대전화로 한자 퀴즈를 푸는 모바일게임, 캐릭터와 내용을 활용한 보드게임 등이 개발됐다. 뮤지컬로도 제작돼 지난해 2월 처음 무대에 오른 뒤 올해까지 한 달씩 세 차례 공연을 열어 10만 명 이상을 끌어들였다. 최원규 브랜드사업팀장은 “전문 제작사가 영어 뮤지컬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마법천자문 내용을 놀이 형식으로 즐기며 한자를 익히는 체험전도 30일까지 경기 고양시 아람누리 이벤트홀에서 열리고 있다. 2007년에는 서울, 2008년에는 부산에서 열렸다. 아울북은 마법천자문을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이르면 내년에 극장에서 상영할 계획이다.

‘노빈손’ 시리즈를 내는 뜨인돌은 노빈손 캐릭터를 활용한 학습용 게임을 곧 시작한다. 노빈손 시리즈에 나오는 과학과 역사 상식 퀴즈를 푸는 ‘퀴즈 배틀’ 코너를 9월 초 노빈손 홈페이지(www.nobinson.com)에 열 계획이다.

뜨인돌은 노빈손에 나오는 과학상식을 활용한 실험을 실제 생활에서 해볼 수 있도록 과학실험 키트를 포함한 실험용 책을 선보일 계획이다. 노빈손 캐릭터를 넣은 여러 디자인의 지면 양식을 만들어 그 안에 어린이들이 직접 쓴 글을 인쇄해 주는 ‘나만의 책’ 사업도 추진중이다.

예림당 홍보기획실의 박일성 본부장은 “휴대전화가 디지털 시대의 빠른 변화에 맞춰 여러 기능을 새로 제공하게 된 것처럼, 책에 실린 콘텐츠도 여러 가지 새로운 분야에 활용해 소비자의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