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남을 468명은 누구?

  • 입력 2009년 8월 8일 02시 59분


勞 “농성 노조원에 우선권” 使 “회사가 명단 정할 것”

쌍용자동차 불법 점거 파업이 6일 노사 협상 타결로 끝났지만 고용 유지 대상을 놓고 노사가 엇갈린 해석을 하고 있어 후유증이 우려된다. 또 농성 노조원들 사이에서도 누가 회사에 남을지를 놓고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등 쌍용차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쌍용차 노사가 협상 타결 후 내놓은 기자회견문에는 정리해고자 중 현 농성 조합원을 대상으로 자발적인 선택에 따라 무급 휴직, 영업직 전직, 분사 및 희망퇴직 등을 실시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은 농성을 풀기 전 노조원들에게 “현재 점거 농성 중인 노조원을 회사에 남는 인원에 우선 포함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측 관계자는 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농성 조합원을 우선 회사에 남긴다는 뜻이 아니며, 회사에 남는 사람들의 명단은 회사가 정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사측으로서는 점거 농성을 주도한 노조 간부와 화염병 및 사제 총포류로 경찰과 사측 직원을 공격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노조원들은 고용 유지 대상에서 제외할 것으로 보여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점거 농성을 풀고 집으로 돌아간 노조원들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한 노조원은 “회사에 남는 사람들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에 대해 회사에 물었지만 ‘방침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마지막까지 공장에 있던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회사에 남긴다는 부분은 노조의 설명이 맞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노조의 해석대로 된다고 해도 점거 농성자 중 140명가량은 회사를 떠나야 한다. 6월 8일자 정리해고 대상자 974명 중 회사에 남는 48%는 468명이지만 농성 비참여자 등 220여 명이 이미 무급 휴직을 신청한 만큼 추가로 회사에 남을 수 있는 인원은 240여 명에 불과하다.

노조원 P 씨는 “어젯밤 함께 공장을 나온 동료들과 소주를 나눴지만 누가 회사에 남는지에 대한 얘기만 나오면 모두 말이 없었다”고 말했다.

평택=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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