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감히…”에서 “이젠 과감히!”로

입력 2009-07-17 02:56수정 2009-09-21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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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현 홍산중 교감(왼쪽에서 두 번째)을 비롯한 이 학교 교사들이 교원평가 결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교원평가는 평교사뿐 아니라 교장 교감도 대상이다. 사진 제공 홍산중
교원평가 시범도입 부여 홍산中… 3년새 어떤 변화가?

학부모끼리 교사 정보 교환… 학생들 “선생님 더 자상해져”
동료 평가 엄격해진 교사들 “자신의 부족함 돌아보게 돼”

15일 서울에서 2시간 반을 넘게 차로 달려 도착한 충남 부여군 홍산면 북촌리. 지난달 말 기준 홍산면의 전체 인구는 3589명이다. 고구마 밭이 넓게 펼쳐진 들판 언덕 뒤편에 숨은 학교는 잘 보이지도 않았다.

승용차 한 대가 간신히 드나들 수 있는 좁은 길을 따라 겨우 홍산중 교문을 찾을 수 있었다. 홍산중의 전교생은 139명. 그러나 홍산중은 올해 충남도교육청이 선정한 교육과정 우수학교다.

노충덕 홍산중 교무부장은 “2007년 교원능력개발평가 선도시범학교로 지정받아 교원평가를 착실히 해 온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처음에는 교사들 서로도 그랬고 학부모와 학생들도 ‘선생님을 평가한다’는 사실에 어색함을 느꼈지만 시행 3년째를 맞으면서 제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홍산중은 매년 6월 실시되는 교원평가에 앞서 학부모들을 학교로 초청해 수업을 참관하게 하고, 선생님들도 서로 수업 장면을 녹화한 동영상을 돌려 보며 평가 자료를 마련한다.

자모회 총무 정윤숙 씨는 “처음에는 학부모들이 서로 일부러 평가 얘기를 꺼내지 않았지만 올해 6월 세 번째로 평가를 하고 난 뒤에는 ‘이번엔 좀 과감하게 평가했다’고 얘기하며 웃었다”고 전했다. 정 씨는 “이제는 학부모끼리 선생님들에 대한 정보도 나눈다”고 덧붙였다.

홍산중은 교장, 교감을 포함해 전체 교사가 15명밖에 되지 않아 모든 교사가 서로 상대를 평가한다. 노 부장은 “처음에는 ‘온정주의’ 때문에 서로 좋은 점수를 주는 분위기가 있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선생님을 평가할 때 항목별로 ‘매우 우수’에 체크하는 비율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전했다.

김서영 교사는 “다른 선생님을 평가하면서 점수를 매기다 보면 ‘나는 과연 이렇게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자신의 부족함을 먼저 돌아보기 때문에 다른 선생님에게도 엄격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학교 교사들은 평가 결과를 토대로 ‘자기 계발 계획서’를 학교에 제출한 뒤 충남교육연수원 강의 또는 인터넷 강의를 통해 부족한 부분에 대해 연수를 받고 있다. 연수비는 최대 6만 원까지 학교에서 지원한다.

이 같은 교원평가의 과실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로 돌아가고 있다. 3학년 방은경 양은 “1학년 때하고 비교하면 선생님들이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흥미를 잃지 않도록 신경 쓰는 모습이 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진행된 학부모 평가 참여율이 30%에 그치는 등 보완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올해 이 학교에 부임한 진영진 교사는 “나도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교사를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평가 결과를 승진, 전보 같은 인사 문제와 연결짓는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부여=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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