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슈점검/대우일렉 인천공장 폐쇄 논란

  • 입력 2009년 7월 1일 06시 16분


‘인천 제조업 간판’ 너마저도…
광주 이전땐 협력업체 등 2000여명 실직
공장터 용도변경 안돼 매각 쉽지 않을 듯

인천지역 제조업체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대우일렉(옛 대우전자)이 인천공장의 문을 닫을 예정이어서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일렉은 인천공장 용지를 매각한 뒤 광주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인천시는 사실상 인천공장을 정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남구 용현동에 있는 대우일렉은 인천지역 도시개발구역 중 가장 큰 용현-학익지구에 포함돼 있어 향후 어떤 방향으로 개발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용현-학익지구 도시기본계획 난항

대우일렉은 용현-학익지구 중앙에 위치해 있다. 약 12만 m² 규모의 공장 용지는 2020 인천시 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준주거 및 상업용지로 용도 변경될 예정이었다. 인근에는 용현-학익지구에서 최대 용지를 갖고 있는 OCI(옛 동양제철화학)가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8만 m²에 50층짜리 5성급 특급호텔과 오피스빌딩을 짓고 주변에는 백화점 명품쇼핑몰, 멀티플렉스 등 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인하대와 인접한 SK물류센터 용지(4만20000m²)의 개발도 본격화되고 있다.

주변의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지만 용현-학익지구의 가장 중심에 있는 대우일렉의 용지 개발은 난항을 겪고 있다. 인천시는 대우일렉 본사 및 연구개발(R&D)센터를 검단산업단지로 이전하고 대우일렉 공장을 인천에 남겨 놓는 조건으로 현 공장용지를 주거 및 상업지역으로의 변경을 추진해 왔다. 대우일렉은 공장 폐쇄 및 매각을 통해 광주로 이전하기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대우일렉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니 용도 변경을 해줘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여론 때문인지 1750억 원을 제시한 우선협상자인 삼성-한화 컨소시엄이 아직 용지 매매계약을 하지 않았다. 2차 용지 매각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협상자가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대우일렉 공장용지를 비롯해 용현-학익지구 내 공장지대가 공업용도로 부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라 시가화예정지역으로의 용도 변경을 추진해 왔다. 인천시 한기용 개발계획과장은 “대우일렉 용지가 향후 어떤 사업자에게 매각되더라도 공원, 도로 등 공공용지 비율을 40% 이상 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대우일렉 이전으로 지역경제 파장

대우일렉이 공장 문을 닫으면 인천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0일 시는 ‘㈜대우일렉 지방 이전에 따른 인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를 통해 지역총생산액 감소와 실업 증대, 산업공동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일렉은 지난해 2475억 원의 매출을 올린 인천의 대표적인 제조업체다.

고용 인원은 모두 870명이며 협력업체는 436개사로 이 중 인천에 본사를 둔 협력업체는 모두 80개사로 1200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인천지역 제조업체 전체 근로자 19만8692명의 1.04%를 차지하는 것. 타 지역 이전으로 대우일렉 직원 870명과 협력업체 직원 1200명을 포함해 2070명이 직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인천지역 실업률은 현재 3.8%에서 4.1%로 올라간다. 대우일렉이 납부하는 연평균 6억 원가량의 지방세도 징수하지 못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대우일렉의 타 지역 이전으로 관련업체 직원들의 실직과 지역경제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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