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충남 예산군 옥전리에 황새마을 지정

입력 2009-07-01 06:04수정 2009-09-22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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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옆 아름드리 소나무 근처에 황새 두 마리의 새끼가 있었는디, 어느 날 밤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어. 당시 황새 새끼를 팔면 큰돈을 번다는 소문이 돌았는디, 외지인들의 소행이 분명혀. 어미아비 황새 우는 소리에 밤새 동네가 떠나갈 것 같았어….” 충남 예산군 대술면 궐곡리 이예순 할머니(96)의 6·25전쟁 이전의 기억이다. 그의 집 주변에는 ‘천연기념물 제199호 황새 번식지’라고 쓴 비석이 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예산군이 본래 황새의 고장이었다.》

129억 투입 서식환경 조성
번식지-체험장 등 만들어
생태관광지로 활용키로

예산군이 일본 효고(兵庫) 현 도요오카(豊岡) 시처럼 황새의 고장으로 변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재청이 최근 예산군 봉산면 옥전리를 전국 유일의 ‘황새마을’로 지정했기 때문. 예산군은 정부 지원과 자체 예산 등 129억 원을 들여 내년부터 2012년까지 황새 생태마을을 조성한다.

▽전국 유일의 ‘황새마을’=문화재청은 공모에 응한 충남 예산군 서산시, 전남 해남군, 경기 여주군 등 4개 시군을 대상으로 사업계획서와 전문가 실사를 거쳐 옥전리를 황새마을로 최종 선정했다. 옥전리는 한국황새복원센터의 ‘황새 재도입 지역에 관한 연구’ 결과 황새 서식지 적합 면적이 2만 ha 이상으로 다른 시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인근에는 ‘봉황새가 날아와 달게 울었다’는 봉명산(鳳鳴山)이 있다. 친환경 농정(우렁이농법, 오리농법, 쌀겨농법)이 조화를 이루고 있고 인근 가야산은 계룡산보다 생물 다양성이 2.5배나 높다.

황새마을은 충북 청원군 미원면 화원리가 유력한 경합지로 예상됐었다. 국내 유일의 황새복원기관인 한국교원대 황새복원센터(소장 박시룡 교수)가 2007년 이곳에 한 쌍을 시험 방사한 뒤 황새마을 지정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원군은 예산을 이유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다 응모조차 하지 않았다. 박 소장은 “황새마을을 만들면 친환경 농산물 생산지라는 이미지가 각인돼 관광객이 늘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청원군의 결정을 아쉬워했다. 그는 “예산군의 황새마을에 다양한 생태시설을 만들어 2012년 황새를 자연 방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새 훨훨 나는 친환경 고장 만들 터”=예산군은 황새공원을 조성한다. 공원엔 ‘황새 번식장’과 ‘황새 야생화(野生化) 훈련장’ ‘황새 연구관리동’을 비롯해 황새 관련 서적과 동영상을 구비하고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황새 문화관’ 등이 갖춰진다.

황새의 서식환경 조성에도 나선다. 주변 논을 인공 생물서식 공간인 바이오토프로 만들어 마꾸라지, 뱀, 개구리 등 어류와 파충류, 양서류가 서식하게 한다. 논과 관개수로, 하천, 저수지를 연결하는 어도(魚道)와 인공습지, 황새 서식을 위한 숲도 조성한다.

예산군은 친환경 지역 이미지를 살려 한해 농사가 시작되는 4월 말∼5월 초에는 ‘생명창고축제’, 추수가 마무리되는 10월 말∼11월에는 ‘황새축제’를 연다. ‘청소년 황새복원아디이어대회’와 ‘한중일 황새학술대회’ 등도 계획하고 있다.

최승우 예산군수는 “환경의 대명사인 황새가 자유롭게 서식하고 번식하면 예산은 친환경 고장으로 이미지를 높이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생태 관광과 친환경 농업이 크게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외 황새 복원 현황=국내에서 황새는 충북 음성에서 본보(1971년 4월 1일자)에 의해 마지막으로 한 쌍이 발견됐다. 이 가운데 수컷이 밀렵꾼의 총에 맞아 죽은 뒤 암컷도 1994년 9월 서울대공원에서 죽으면서 멸종됐다. 교원대 황새복원센터가 1996년 러시아에서 황새를 들여와 57마리까지 자연번식에 성공하자 일본 언론이 취재를 오기도 했다. 일본 도요오카 시는 1965년부터 황새 복원 사업을 벌여 지금은 110여 마리를 키우고 있다. ‘황새의 춤’이라는 농산물 브랜드가 나오고 맨홀 뚜껑에까지 황새 문양을 새기는 황새도시로 변모해 관광객이 넘치고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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