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안양 실버매장 어르신들 ‘대박’

  • 입력 2009년 6월 24일 02시 59분


市에서 2500만원 지원해준 국수전문점 월매출 500만원
노인 18명 커피점까지 개업

경기 안양시의 지원을 받아 노인들이 운영하는 국수전문점이 예상외의 대박을 터뜨려 화제가 되고 있다.

안양시는 지난해 11월 동안구 호계동에 60세 이상 노인들이 운영하는 국수전문점 ‘잔치하는 날’을 개업하는 데 점포 임차금과 설비비 등 2500만 원을 지원했다. 이 매장은 33m²(약 10평)의 크기로 노인들이 기계에서 국수를 뽑고 매일 신선한 재료와 천연 조미료만을 사용해 손수 조리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노인 16명이 2교대로, 일주일에 3, 4일씩 출근해 하루 5시간 정도 일한다. 이 매장의 월평균 매출은 500만 원. 국수 한 그릇이 2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매일 100그릇 이상의 국수가 팔려 나간 셈이다. 이공이 할머니(66)는 “점심시간에 우리가 만든 국수를 먹으려고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기쁘다”며 “이젠 늙어서 할 수 있는 게 없을 줄 알았는데 안양시 덕분에 삶에 활력을 되찾게 됐다”고 말했다.

1호점 성공에 힘입어 이달 15일에는 만안구 안양8동 성결대 입구에 2호점이 개업했다. 안양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달 8일 테이크아웃 커피점까지 노인들에게 맡겼다. 5300만 원을 들여 동안구 호계2동에 커플데이라는 커피점을 개업한 것. 직원은 모두 18명으로 퇴직교사나 회사원, 자영업자 출신의 만 60세에서 70대 중반의 노인들로만 구성됐다. 하루 3인 1조로 3교대 근무한다. 노인들은 개점에 앞서 4주간 전문적인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다. 또 손님 접대 서비스와 메이크업 교육도 이수했으며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해 합격점을 받았다. 안양시니어클럽 유성현 사회복지사는 “8평도 안 되는 작은 커피전문점이지만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친절함과 친근함에 인근 사무실과 호계도서관 이용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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