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웨이 충남]인터넷에서 사이버 공주시민 되어 볼까?

  • 입력 2009년 5월 29일 02시 57분


클릭 한번에 시민특혜 다받아… 현재 15만여명

“초등학생 자녀와 밭에서 직접 상추를 뜯어 보리밥에 비벼 먹었어요. 공주 사이버 시민이 된 이후로 한 달에 두 번 시골 전원생활을 하게 됐어요.”

최근 충남 공주시 계룡산 자락에서 1박2일 시골 체험을 한 주부 김현숙 씨(39·대전시 서구)는 “시골에 농가와 텃밭을 갖는 게 꿈이었는데 사이버시민 덕택에 굳이 비싼 돈을 쓸 필요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해 10월에는 공주에서 열린 백제문화제에 참가해 각종 문화유적지를 무료로 관람하기도 했다.

인터넷(cyber.gongju.go.kr)에 접속해 가입만 하면 공주 시민이 될 수 있는 ‘사이버 공주 시민’제도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공주시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침체돼 가는 농촌에 활력을 넣고 도시민에게는 농촌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한 ‘5도2촌(닷새는 도시에서, 이틀은 농촌에서)’ 운동과 맞물리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

사이버 공주시민이 되면 다양한 혜택을 준다. 백제 고도(古都) 곳곳에 있는 무령왕릉, 공산성, 석장리박물관 등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계룡산 자락이나 금강변 등 별장 같은 농가에서 하룻밤 편히 쉴 수도 있다. 이 시스템에 가입한 음식점과 숙박업소에서는 요금의 10∼20%를 할인해준다. 가족 3인 이상이 가입하면 도자기 만들기와 국악 연주, 사과 배 밤 등 농산물 수확하기 체험을 무료로 할 수도 있다. 사이버 시민 홈페이지에는 이러한 다양한 정보가 가득 담겨 있다.

지난해 6월 시작된 사이버 시민 제도에는 5월 말 현재 15만6000여 명이 가입해 공주시 인구(12만8000명)를 앞질렀다. 사이버 시민 운영위원인 김현정 씨(34·여)는 이들이 공기 좋고 물 맑은 공주에서 직접 채소를 심고 가꾸고 수확하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채호규 공주 부시장은 “처음엔 출향 인사가 많이 가입했지만 최근에는 아무 연고 없는 수도권 등 타지역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며 “공주∼서천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가입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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