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피플&피플즈/仁術베푼 이왕준 인천사랑병원장

  • 입력 2009년 4월 28일 06시 47분


“2012년 네팔에 병원 세워 의료봉사”

지난달 19일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외곽에 위치한 모나하리에서는 인천 사랑병원과 한국이주민건강협회의 의료봉사활동이 펼쳐졌다. 4일간의 짧은 의료봉사 기간에 무려 3000여 명의 네팔인이 진료를 받았다.

이런 진료가 가능했던 것은 과거 한국에서 일했던 30여 명의 현지인이 통역 봉사로 나서면서 진료가 원활히 이뤄졌기 때문. 현지 통역 봉사자 가운데 상당수는 한국에서 지낼 때 이왕준 인천사랑병원 원장(45)과 인연을 맺었던 사람이다.

모든 진료가 끝난 뒤 마을에서는 잔치가 벌어졌다. 의료진이 마을을 떠나게 되자 촌장 등 마을 전체 주민들이 사랑병원 의료진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자리였다. 이 원장은 “2007년부터 시작해 세 차례의 네팔 의료봉사가 모두 성공적으로 끝났다”며 “지난해 8월부터는 네팔의료진을 사랑병원에 초청해 국내연수를 시키고 있는데 현지인을 중심으로 한 의료진이 꾸려지면 2012년 네팔에 사랑병원을 개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이 이끌고 있는 인천 사랑병원이 국경을 넘어 사랑을 실천하기 시작한 지 10년이 됐다. 29일 오후 2시 개원 10주년 기념식을 갖는 것. 1998년 개원 당시 이 원장은 “문턱이 없는 젊은 종합병원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주위의 평가가 어떨지 조심스럽지만 개인적으로 절반 이상의 성공이라고 봅니다. 지역주민과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았다고 자평합니다.”

사랑병원 10년 동안 이 원장이 가장 역점을 둔 것은 외국인 근로자 진료였다. 레지던트 시절 외국인 근로자를 상대로 의료봉사활동을 한 것을 계기로 지금까지 그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이 원장은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최초의 민간의료보험인 ‘외국인노동자의료공제회’의 산파 역할을 맡기도 했다.

“매월 적은 비용을 공제회에 내면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매달 외국인 노동자들이 1억 원을 내고 뜻있는 의료진과 의료기관이 5억 원을 모아 이 돈으로 외국인 근로자 치료비로 쓰고 있습니다.”

이 원장은 국내 거주 외국인 근로자 진료에 그치지 않고 네팔 등 의료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아시아의 어려운 나라에 사랑을 전파할 계획도 갖고 있다. ‘사랑아시아의료재단’을 만들어 일회성이 아니라 제대로 된 의료봉사를 펼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네팔 의료진을 초청해 연수를 실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사랑병원은 10년 동안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병원으로 의료계 안팎에서 인정을 받았다. 이 원장은 개원과 동시에 사회복지사를 고용했다. ‘의료+복지’라는 새로운 개념의 병원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이 원장은 친부모의 이혼, 가출, 사망, 질병, 학대로 버려진 아이들을 위해 시가 설립한 ‘가정위탁지원센터’의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아이들의 건강검진과 신규 위탁부모의 건강을 챙기고 있다.

또 2월에 해송노인요양원을 개원한 데 이어 6월 인천사랑전문노인요양원과 요양시설의 문을 열어 노인의료 및 복지사업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 밖에 인천시아동학대예방센터 등 10여 개 사회복지기관과 연계해 치매노인주간보호센터 방문간호 실시, 임종을 앞둔 환자와 가족들을 돌보는 인천사랑호스피스 활동도 펴고 있다.

이 원장은 “앞으로 환자의 알 권리가 가장 잘 보장되는 병원, 병원의 성장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와 환자의 가치를 제일로 삼는 병원을 만들겠다”며 “인천시민의 많은 성원과 격려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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