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원 “박연차는 돈으로 권력 산 사람”

  • 입력 2009년 4월 4일 02시 55분


盧후원자끼리 거리두기… “500만 달러는 朴 비자금일 것”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양대 후원자는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사진)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다. 그러나 두 후원자는 미묘한 거리감이 있었다는 게 노 전 대통령 측 사람들의 얘기다.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 씨에게 500만 달러를 송금한 사실이 최근 드러나면서 강 회장은 연일 박 회장을 비판하고 있다. 불똥이 노 전 대통령에게 튀는 것을 차단하려는 거리 두기로 보이지만, 두 사람은 처음부터 가깝고도 먼 사이였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3일 “박 회장은 돈으로 권력을 산 사람이며 로비스트다. 나와는 가는 길이 다르다”고 비난했다. 2007년 8월 자신과 박 회장, 정상문 당시 대통령총무비서관이 만난 3자 회동 때 박 회장이 홍콩 계좌의 500만 달러를 찾아가라고 제안한 데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상해 헤어졌고 그 후로는 만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500만 달러의 성격에 대해선 “사업상 리베이트로 쓰려고 만들어 놓은 비자금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386 측근들에게 종종 “어려운 일이 있으면 내가 챙겨줄 테니 박 회장을 가까이 하지 말라”며 경계했다고 한다.

똑같이 노 전 대통령을 후원했지만, 강 회장은 ‘노무현 코드’에 공감해 노 전 대통령에게 ‘올인’했다면 박 회장은 사업을 위해 베팅한 측면이 강하다.

실제로 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 측 인사 외에 다른 정치권 인사에게 후원한 경우는 드물다. 반면 박 회장은 지금의 여권 인사들까지 여야를 불문하고 문어발식의 유착관계를 맺어왔다.

한편 박 회장과 연 씨 간의 500만 달러 송금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정 전 비서관은 3일 “할 말이 있으면 검찰에서 모두 하겠다”고 밝혔다. 2004년 3월 S해운 이사 이모 씨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명목으로 현금 1억 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불구속 기소돼 지난해 9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그는 이날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 출석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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