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정상문에 2억 주며 다른 사람에게 전해달라 했다”

  • 입력 2009년 4월 4일 02시 55분


검찰, 盧 전대통령 가족에 전달 가능성 배제안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정상문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에게 건넨 2억여 원이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제3자에게 건네진 정황을 파악하고 이 돈이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흘러갔는지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3일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박 회장으로부터 “정 전 비서관에게 돈을 주면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 달라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박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던 청와대 재직 당시 노 전 대통령과 가족들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이 돈이 노 전 대통령의 가족에게 건네졌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또 노 전 대통령 측이 “박 회장에게서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 씨에게 500만 달러가 건네진 사실을 퇴임 직후인 지난해 3월쯤 알았다”고 밝힘에 따라 조만간 이 돈의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와 송금 경위 등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서기로 했다. 노 전 대통령 측은 3일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김경수 비서관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고향인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내려온 무렵인 지난해 3월 500만 달러에 대해 알았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은 최근 “노 전 대통령이 열흘 전쯤(동아일보에 처음 보도된 지난달 19, 20일)에야 500만 달러에 대해 알았다”고 밝혀 며칠 사이에 해명이 달라진 셈이다.

한편 검찰은 송은복 전 경남 김해시장이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박 회장에게서 5억 원을 받은 것 외에 2006년 5·31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경남지사 후보 경선 등을 위해 5억 원을 받은 사실을 추가로 밝혀내고 3일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또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이 2005년 4월 경남 김해갑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했을 때 노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가 지역 기업인들로부터 조성한 2억 원을 더 받은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