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여오는 檢…긴장하는 盧

  • 입력 2009년 4월 1일 02시 59분


검찰의 ‘박연차 리스트’ 수사가 이광재 민주당 의원의 구속에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에까지 미치자 노 전 대통령 측근들은 사실상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는 것 아니냐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측 김경수 비서관은 31일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 씨 계좌로 500만 달러를 보낸 것과 관련해 “우리가 확인해 줄 사항은 아닌 것 같다. 연 씨 등이 어떤 형태로든 밝힐 사안이 아니겠느냐”며 말을 아꼈다. 노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도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 지켜보자”고 말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이날 “민주당 의원이 설사 더 많이 리스트에 포함돼 사법처리를 받아도 좋다. 리스트를 전면 공개하자”며 특별검사제 도입 및 국회 국정조사를 거듭 촉구했다. 그는 이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소문이나 의혹 수준에서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원칙적으로 노 전 대통령도 문제가 있다면 특검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은 이날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사저 밖으로 나오지 않은 채 두문불출했다. 사저 건너편 포장마차의 여주인은 “노 전 대통령의 출가한 딸이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사저 주변을 잠깐 산책하는 모습은 보았으나 노 전 대통령은 최근 외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그는 이어 “어제는 부인 권양숙 여사가 사저 주변을 거닐었다”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의 집도 비어 있었다. 60대 후반의 한 주민은 “(검찰 수사와 관련해) 입도 뻥긋 안 한다. 내용을 잘 모르거니와 우리 먹고사는 데 지장 없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인근에서 노점을 하는 한 할머니는 “형님(건평 씨)이 좀 점잖게 했으면 괜찮았을 텐데…”라고 아쉬워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김해=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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