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문씨도 박연차에 1억 받았다”

  • 입력 2009년 4월 1일 02시 59분


檢, 단서 포착… 朴 “500만달러는 盧 전대통령 몫이라고 盧측에 알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구속 기소)이 지난해 2월 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 씨(36)에게 500만 달러를 보낸 것과 관련해 “노 전 대통령에게 주려고 보낸 돈이라는 뜻을 직·간접적으로 노 전 대통령 측에 알렸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박 회장 진술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박 회장이 실제 어떤 경로를 통해 노 전 대통령 측에 그러한 뜻을 전달했는지, 그 과정에 누가 관여했는지, 노 전 대통령이 그 사실을 알았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2007년 말 서울 S호텔에서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정상문 당시 대통령총무비서관과 3자 회동을 했을 때 박 회장이 그런 뜻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500만 달러의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를 가려내는 게 수사의 핵심”이라며 “연 씨 등 노 전 대통령 친인척 명의로 돈이 보관돼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박 회장에게서 1억여 원을 받은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과 동향으로 사법시험을 함께 공부한 막역한 사이다. 2003년 11월부터 2008년 2월까지 대통령총무비서관을 지냈다.

한편 검찰은 국회 국방위원장인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이 박 회장에게서 정치자금을 받았는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2002년과 2003년 두 차례 후원금을 받은 적이 있으나 그 후 박 회장을 만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선거관리위원회에 한나라당 김무성 허태열 권경석 의원의 후원금 관련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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