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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2월 16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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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씨 로비 의혹 재소환 수사
대전지검 특수부(부장 이경훈)는 15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의 서울 송파구 자택과 충북 충주시 시그너스골프장 사무실에서 압수한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분석하고 있다.
강 회장의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14일 오전에 이뤄졌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통해 강 씨가 수십억 원의 회사 돈을 횡령했는지, 횡령한 돈이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인 정치인 A 씨 등 정치권에 흘러들어갔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계좌 추적도 함께 벌이고 있다.
검찰은 계좌 추적과 압수물 분석 등 객관적인 자료 분석 작업을 마친 후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브이케이(VK) 사건 수사에서 단서 포착=검찰은 증권거래법 위반과 횡령 등의 혐의로 지난달 구속 기소한 휴대전화 제조업체 VK 전 대표 이철상 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미심쩍은 돈거래 사실을 포착하고 강 회장 수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자금 추적 과정에서 강 회장의 시그너스골프장 쪽에서 그리 크지 않은 액수의 돈이 VK 측으로 흘러들어간 게 나타난 것.
VK 전 대표 이 씨는 ‘386 운동권 창업신화’로 주목받았던 인물로 노무현 정부의 386 실세들과 친분이 있었다는 얘기도 있다.
검찰은 강 회장 측의 돈이 노 전 대통령의 측근들에게 전달됐는지, 이 씨가 돈 전달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한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데 수사의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아직 수사초기 단계라 사건의 큰 그림을 그리기는 이르다. 자료 분석과 계좌 추적을 더 해봐야 구체적인 혐의를 확정할 수 있다”며 신중한 분위기를 보인다.
▽박연차 씨 수사도 재개=강 회장은 지난해 12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수사한 ‘친노게이트’ 사건으로 구속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정화삼 전 제피로스 골프장 대표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 3인방’으로 꼽히는 인사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시그너스골프장에서 열린 강 회장의 장남과 이병완 전 대통령 비서실장 장녀의 결혼식에 주례를 섰으며, 강 회장에 대해 “정치적 성취의 큰 버팀목”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래서 검찰 수사과정에서 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 측 사람들에게 불법적인 자금을 건넨 단서가 드러나면 그 파장이 어디까지 번질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검찰은 강 회장에 대한 수사뿐 아니라 박연차 회장에 대한 추가 수사에 나섰다. 지난달 검찰 인사로 새로 수사팀이 구성된 대검 중수부는 최근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박 회장을 소환해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를 재개했다.
수사팀은 박 씨 소환에 앞서 전국의 특별수사통 검사 8명을 파견받아 수사 인력을 보강하는 등 강한 수사 의지를 보이고 있다.
대검 중수부는 노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인 이강철 전 대통령정무특보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사건도 조만간 결론을 내리기로 하고 마무리 수사를 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측의 국가기록물 유출사건, 고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 유족이 노 전 대통령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도 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하고 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