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정부, 포털 ‘호남 비방 글’ 방관말라”

  • 입력 2009년 1월 14일 07시 02분


광주시의회 “호남인 좌익세력 매도 등 악소문 중단 대책 세워야”

“전라도와 경상도 충청도 등 타 지방과 비교할 때 흔히 드는 예 중의 하나가 경상도에서는 전 대통령들을 심하게 비난하더라도 자유롭지만 호남에서는 ○○ 비난하면 싸움이 일어난다.”

웹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 정치토론방에 올라 있는 한 글의 서두이다.

광주시의회가 원색적 비난이 난무하는 웹 사이트에 대한 대책을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시의회는 성명에서 “최근 웹 포털 등 일부 언론에서 호남인을 ‘좌익세력’으로 매도하고 촛불시위 주동자를 호남향우회라고 주장하는 등 터무니없는 소문을 퍼뜨리고 있는데도 정부가 방관만 하고 있어 350만 시 도민은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회는 “표현의 자유가 헌법에서 규정한 자유라고는 하지만 무책임하게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색깔론을 내세우는 것을 자유라 할 수는 없다”면서 “법과 사회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자유로운 표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의회는 “국론을 분열시키는 호남 비방 발언이 즉각 중단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하고 △지역감정을 부추기거나 색깔론을 내세우는 세력들을 가려내 처리하고 △호남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및 비방이 중단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의회는 또 웹 포털 사이트 운영업체에 대해서는 “호남 지역민을 왜곡 비방하는 글을 즉각 삭제할 것”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의회 관계자는 “이 같은 대응이 뚜렷한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적어도 그 심각성에 대해서는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차원에서 성명을 낸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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