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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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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달이’로 불리는 마라토너 이봉주(39·사진왼쪽) 선수는 충남 천안시 성거읍 출신이다. 14세의 최연소로 골프 프로테스트에 합격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우승자 이선화(23·오른쪽) 선수 역시 천안시 성정동에서 태어났다.
거봉포도와 호두과자로 유명한 성거읍에서 태어난 이봉주 선수는 지난달 고향의 어머니 공옥희(75) 여사와 누나 경숙(41) 씨를 찾았다. 마을로 들어서는 길은 각종 개발과 건설 붐 때문에 예전에 비해 몰라보게 달라졌다.
직산면에서 성거읍에 이르는 4km는 2001년 천안 전국체전 당시 자신의 이름을 따 ‘이봉주로’로 지정된 곳.
“성거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는데 가정이 어려워 축구화와 축구공을 살 수 없었지요. 그래서 팬티 하나만 입어도 할 수 있는 달리기를 하게 됐어요.”
그는 ‘천안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옛 고향 모습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풍요로운 모습으로 바뀌는 것 같아 즐겁기만 하다”고 말했다. 요즘 천안의 모습이 과거 어려웠던 시절에 대한 보상이라도 되는 듯한 느낌이라는 것.
본격적으로 마라톤을 시작한 광천고 재학 시절, 그는 충남 홍성군 광천읍에서 천안 성거읍 집까지 장항선 완행열차를 타고 다녔다. 이 때문에 장항선의 직선화와 수도권 전철의 연장 운행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다.
프로골퍼 이 선수는 천안 성정초등학교와 천안서여중, 천안여상을 졸업한 뒤 대학 역시 고향에 있는 단국대 천안캠퍼스에 입학했다.
올 7월 LPGA투어 P&G뷰티 NW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그는 내년 천안에서 열리는 2009 웰빙식품엑스포와 천안흥타령축제의 홍보대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7일 천안시청을 방문해 “천안에서 운동하는 후배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며 체육발전기금으로 2000만 원을 기탁했다.
천안시 관계자들은 “천안과 아산지역에 많은 골프장이 있는 데다 이 선수의 활약을 계기로 골퍼가 크게 늘어나 골프가 엘리트 스포츠가 아닌 대중 스포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