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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23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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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 가운데 부자가 되는 것보다 정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투명성기구가 지난달 전국 중고교생 1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8년 청소년 반부패인식지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것.
한국투명성기구는 22일 “준법 윤리 도덕에 대한 종합평가 결과 청소년 반부패인식지수는 10점 만점 기준으로 6.1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직하게 사는 것보다 부자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설문 항목에 대해 응답자의 45.8%만 ‘정직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고 22.6%는 ‘부자가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감옥에서 10년을 살더라도 10억 원을 받게 된다면 부패를 저지를 수 있다’는 항목에는 17.7%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2002년 조사에서 나타난 16.8%에 비해 거의 개선되지 않은 것.
응답자의 20%는 ‘나는 뇌물을 써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기꺼이 뇌물을 쓸 것이다’는 데 동의했다. ‘누군가가 범죄나 부패를 저지른다면 나는 이를 해당 기관에 알릴 것이다’는 항목에는 53.2%만 동의해 청소년들의 낮은 신고정신을 보여주었다.
또 ‘내 가족이 권력을 남용하거나 법을 위반해서라도 부자가 되는 것은 괜찮다’는 설문에 17.2%가 ‘그렇다’고 답했고 65.4%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나를 더 잘살게 해줄 수 있다면 지도자들이 불법 행위를 하더라도 괜찮다’는 데는 24.3%가 동의했고 절반을 조금 넘는 56.1%만이 ‘그렇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숙제할 때 인터넷 자료를 복사해 짜깁기했더라도 꼭 출처를 밝힐 필요는 없다’는 항목에 35.3%가 긍정적으로 답해 표절에 대한 무감각을 드러냈다.
한국투명성기구 김거성 회장은 “짜깁기를 해도 괜찮다는 답변이 청소년들의 부패인식도를 가장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편 반부패교육 경험을 묻는 질문에 87.4%가 ‘교육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