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들 “개죽음 당했다니? 강의석 용서할 수 없다”

  • 입력 2008년 10월 15일 11시 11분


지난 6월 29일 경기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6주년 기념식에 전시된 참수리호. 참석자들과 유가족들이 참수리호의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있다. 동아일보자료사진
지난 6월 29일 경기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6주년 기념식에 전시된 참수리호. 참석자들과 유가족들이 참수리호의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있다. 동아일보자료사진
2002년 서해에서 북한군과 교전을 벌이다 숨진 장병들의 유가족과 시민 모임인 '제 2 연평해전 전사자 추모본부'는 군대폐지 운동을 벌이는 강의석(22·서울대 법대)씨에 대해 강경 대응방침을 밝혔다.

이들은 강씨가 군대 폐지 운동을 하면서 자신의 미니홈피에서 ‘서해교전 전사자들 개죽음 당한 것’ 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사과를 요구하고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일부 유가족들은 “용서하지 않겠다”며 크게 분노했다.

추모본부는 15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강의석은 자기 자신의 논리의 정당성을 밝히기 위한 하나의 장치로 제 2 연평해전을 이용하고 전사자들을 모욕했다”며 “NLL(북방한계선)을 지켜내면서 전사하신 용사들, 그 용사의 부모님들의 아픔, 대한민국 안위를 위해 싸워야했던 진실을 왜곡하여 모독한 사실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추모본부는 “북한 경비정이 NLL을 침범하고 선제공격으로 대한민국 해군장병이 사상을 당했는데도 허황된 주장을 하는 강의석은 대한민국 국민이 맞는가”라며 “전사하신 여섯 명의 영웅들, 유가족들과 미망인들에게 엎드려 사죄를 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내용에 현혹되어 대한민국의 국가관을 상실하는 피해자가 나타나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이번 기회에 자신의 의견이 사회에 전파되어 현혹되게 하는 내용을 규제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기를 바란다”며 “강의석은 자신을 돌이켜 깊이 반성하고, 대한민국을 위해 봉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이들은 ‘사자(死者) 명예훼손’으로 강 씨에 대해 법적 대응을 모색 중이다.

한 유가족은 “현재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쪽에 문의 중”이라며 “가신 분들 위로는 못할망정 명예마저 떨어뜨렸다. 더구나 서울대 법대생이라면 최고학부가 아닌가”라고 분노하기도 했다.

그는 “아무리 민주화된 사회라고 하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너무나도 어처구니 없어 눈물도 나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나라를 지키다 돌아 가신 분들이 있다는 사실만 알아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2002년 6월29일 서해 연평도 인근에서 벌어진 교전으로 당시 우리 해군 고속정 참수리 357호 함장 윤영하 소령 등 6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영상취재 : 동아닷컴 정영준 기자


▲영상취재 : 동아닷컴 서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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