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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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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편한 시간에 와서 어학실습실서 공부 ‘랩스쿨’ 인기
듣기 쓰기 등 전영역 고루 향상… 月10여만원 비용도 저렴
○ 영어 랩스쿨 이래서 좋다
조하윤(10), 조훈근(12) 형제는 올해로 5년째 영어 랩스쿨에 다니고 있다. 이들이 영어 랩스쿨의 팬이 된 건 ‘내 수준에 맞게 진도를 나갈 수 있다’는 점 때문. 형제는 현재 중학교 3학년 교과서를 능숙하게 읽고 해석할 수 있는 수준의 영어 교재로 공부 중이다. 한 반에 8∼12명의 학생이 있고 학년별로 묶어서 수업을 하는 어학원이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형제도 영어 랩스쿨에 다니기 전에는 가정집에 직접 찾아가서 배우는 영어 공부방에 다녔었다. 그러나 비슷한 학년끼리 묶다 보니 한 학년 차이가 나는 형과 동생이 같은 수업을 들었던 것이 항상 불만이었다.
2년 8개월째 영어 랩스쿨에 다니고 있다는 조하늘(10) 양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의 4개 영역을 한꺼번에 연습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한다. 조 양은 학교에서 영어책을 읽을 때마다 친구들로부터 “영어 잘한다”라는 부러움 섞인 말을 듣는다. 어학기로 원어민의 발음을 따라 말하다 보니 자연스레 발음이 좋아진 것. 읽기, 쓰기 실력도 많이 늘었다. 올해 초 치렀던 교과학습 진단평가에서는 영어 100점을 받아 학교 교사에게도 칭찬을 받았다. 영어 랩스쿨은 듣기, 큰 소리로 따라 말하기, 초시계로 속도 재며 영어책 읽기, 받아쓰기, 영작하기, 문제풀기 등의 활동을 5∼10분 단위로 바꿔주며 공부시키기 때문에 학교 시험을 칠 때도 유용할 수 있다.
학생들은 대개 주 5일 수업이지만 정해진 시간대가 없어 편한 시간에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한다. 반면 엄마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 월 10만 원대의 저렴한 수강료. 20만 원 이상 하는 보통 영어학원보다 부담이 덜한 편이다. 조하윤, 조훈근 형제도 영어 랩스쿨을 다녀서 비용을 아끼는 대신 방학 때마다 한 주에서 한 달 정도 영어마을에 가거나 아일랜드 등지로 해외 어학연수를 다녀오고 있다.
○ 이런 초등학생이라면 영어 랩스쿨이 딱!
김혜영 천재교육 해법영어교실 강남지사 원장은 △또래에 비해 영어 실력이 높거나 낮은 학생 △얌전하고 소극적인 성향의 학생 △자기만의 영어 공부법을 못 찾고 학원에만 의지하려 하는 학생 등 세 가지 유형의 학생이 영어 랩스쿨에 특히 잘 맞는다고 추천했다.
영어 랩스쿨은 학년을 떠나 개인별로 진도를 나가기 때문에 또래와 영어 실력의 차가 큰 학생일수록 제 수준에 맞는 공부를 하며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다. 성격이 소극적인 학생들은 영어학원의 그룹 수업에 적응하기가 힘들다. 교사 역시 활동적인 아이에게 아무래도 눈이 가게 마련이다. 2년 반째 영어 랩스쿨에 다니고 있는 구보미(11) 양도 “낯가림이 있어서 영어학원에서 프리토킹이라도 하려면 쑥스러워하다가 수업이 끝나버렸다”라고 말할 정도. 이런 학생일수록 혼자서 공부하는 영어 랩스쿨식 공부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 영어 랩스쿨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의 각 영역을 매일 돌아가며 스스로 공부하기 때문에 학원에 의존해서 스스로 공부할 줄 모르는 학생이 ‘공부 자립도’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 영어 랩스쿨 어디서 어떻게 공부할까?
영어 랩스쿨은 대개 지문 인식기나 키패드로 학생들의 출결 관리를 한다. 지문 인식기에 지문을 찍거나, 키패드에 개인고유번호를 누르면 ‘○○○ 자녀님이 2시 35분에 학습관에 출석했습니다’, ‘○○○ 자녀님이 3시 35분에 학습을 마친 후 귀가했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가 학부모에게 즉각 전송되는 형식이다. 수업은 모두 주 5일 50∼60분 정도. 개인별 진도표에 따라 수준에 맞는 교재를 받아서 공부한다. 평가는 일별, 주별, 월별로 이뤄진다. 한 학생이 랩스쿨의 모든 단계를 다 마치는 데는 보통 5년 정도가 걸린다.
천재교육 해법영어교실은 전국에 2300여 곳의 학습관을 두고 있는 가장 규모가 큰 업체다. 영어 동화책(스토리북)을 주 교재로 하고, 3주에 걸쳐 한 권의 동화책을 배우고 나면 온라인으로 듣기, 말하기 시험을 치러 분석표를 제공한다. 월 10∼12만 원.
잉글리쉬 무무는 전국에 900여 곳의 학습관을 두고 있다. 사전 학습용 교재(Training Book)로 그날 배울 단어나 문장을 익히고, 주 교재로 원리를 익혀 연습 문제를 풀고, 워크북으로 배운 내용을 확인하고, 라이팅 노트(Writing Note)로 간단한 영작을 해보는 등 단계적인 교육법 때문에 강남 엄마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 있다. 월 15만 원.
한솔교육에서 운영하는 주니어랩스쿨은 전국에 640개의 학습관이 있다. 수학 과학 사회 등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목의 일부 내용을 영어로 번역한 ‘School Book’을 주 교재로 활용해 영어의 어휘, 문법을 배우면서 학교 내신을 함께 대비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월 13만 원 내외.
YBM잉글루는 2007년 말에 오픈한 후발주자로 전국에 110개의 학습관이 있다. YBM시사닷컴이 운영하는 만큼 교재 내용을 전자책, 플래시 콘텐츠, 게임 등으로 홈페이지에 올려두고 예습 복습할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JET, TOEIC Bridge 등 어린이 대상의 공인어학능력시험 대비 과정도 운영한다. 월 13∼16만 원.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