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애물단지 까치’ 천적 찾았다

  • 입력 2008년 10월 7일 06시 56분


제주 제주시는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조류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까치를 잡기 위한 ‘포획 틀’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제주시는 한 회사가 제작한 까치 포획 틀 60개를 구입해 7월 농가에 무상 분양했다. 3개월 동안 운영한 결과 5000여 마리의 까치가 잡혔다.

이 포획 틀은 길이 2.5m, 높이 2m 규모. 다른 지역의 까치 1, 2마리와 먹이를 함께 틀 안에 넣어두면 침입자를 쫓기 위해 들어온 까치가 되돌아 나가지 못하도록 설계됐다.

다른 까치를 공격하거나 먹이를 얻기 위해 날개를 접고 접근하는 까치의 특성을 이용했다. 유인 통로를 통해 틀 안에 들어온 까치는 날개를 펴고서는 빠져나갈 수 없다.

포획 틀은 11개 읍면동 지역 콩, 더덕, 감귤, 단감 등을 재배하는 농가에 우선 분양됐다.

제주시는 내년 포획 틀 40개를 추가로 구입해 까치 피해를 보는 농가에 무상 지원한다.

제주에는 까치가 살지 않았으나 1989년 국내 항공사 등이 ‘길조’를 들여오는 의미에서 3차례에 걸쳐 제주지역에 까치 46마리를 방사했다.

이 까치는 해마다 개체수가 늘어 제주지역 텃새인 직박구리, 딱새 등의 서식처를 침범하며 조류 생태계를 교란시켰다. 까치는 1994년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됐다.

제주시 관계자는 “까치가 최대 20만 마리까지 늘었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며 “농작물 보호와 생태계 안정을 위해 포획 틀을 계속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전력공사 9000여 마리, 한국공항공사 200여 마리 등 모두 9200여 마리의 까치가 제주지역에서 포획되거나 수거됐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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