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차등성과급은 ‘경력 차별급’?

  • 입력 2008년 10월 6일 02시 56분


21년 이상 근무자 절반이 최고등급… 5년 이하는 7.3%뿐

지난해 전국 초중고교에서 21년 이상 근무한 교사 가운데 절반이 차등성과급 지급을 위한 등급 심사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력 5년 이하 교사 중 최고 등급을 받은 교사는 7.3%에 불과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권영진(한나라당)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2007년 차등성과급 최고 등급 교사의 경력별 비율’에 따르면 경력 31년 이상 교사 2만8526명 중 49.5%인 1만4122명이 최고 등급을 받았다.

경력 1∼5년 교사 5만8222명 중 최고 등급을 받은 교사는 4224명이었다. 경력별 전체 교사 중 최고 등급을 받은 교사의 비율은 △경력 6∼10년 13.2% △11∼15년 22.6% △16∼20년 36.7% △21∼25년 48.7% △26∼30년 52.6%였다.

지난해 경력별 전체 교사 중 최고 등급을 받은 교사의 비율은 2006년에 비해 경력 31년 이상과 경력 26∼30년은 각각 12.1%포인트와 11.5%포인트가 감소한 반면 경력 1∼5년과 경력 6∼10년은 2배 정도 늘었다.

2007년 교원들에게 지급된 차등성과급은 8300억여 원이었다. 지난해보다 3500억 원이 증가한 1조800억 원이 투입될 올해는 성과급 차이도 최대 101만 원까지 커진다.

권 의원은 “통계상으로 볼 때 경력이 높을수록 최고 등급을 받을 확률이 높다”며 “교원의 각종 성과에 따라 지급돼야 할 차등성과급이 경력에 따라 ‘파행 분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단체인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도 지난달 28일 “정부가 교원들에게 지급하는 차등성과급이 당초 목적과 달리 운용되고 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성과급 지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지난달부터 차등성과급 지급을 반대하며 성과급을 반납한 뒤 똑같이 나눠 갖는 ‘n분의 1 균등분배 투쟁’을 벌이고 있다.

또 교사들이 돌아가면서 최고 등급을 받을 수 있는 ‘순환등급제’ 도입도 요구하고 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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