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無요강 입시’ 추진

  • 입력 2008년 9월 30일 02시 58분


서남표 총장 “전형방식 알려줬더니 과외받아 준비”

2010학년도부터 ‘선발기준만 공개’ 검토

KAIST가 2010학년도 입시부터 전형 방식을 알리지 않고 입시를 치르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

서남표(사진) 총장은 “내년부터는 전형 방식을 학생과 학부모, 학교에 절대 알리지 말라”며 “입시설명회에서는 리더십, 창의성, 사회성 등 선발기준(전형의 목적)만 밝히고 학교 내부적으로도 전형 방식을 입시에 임박해 결정하라”고 최근 입시본부에 지시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서 총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KAIST 학생선발은 20년 후 과학기술계와 사회를 이끌 지도자를 뽑는 게 목적인데 한국에서는 전형 방식을 미리 알리면 과외를 받아서라도 미리 준비하기 때문에 올바른 평가가 어려워진다”고 무요강 입시 배경을 설명했다.

입시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입시에서 개별과제 발표의 주제를 미리 공지했더니 학원 등을 통해 미리 준비해온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KAIST는 지난해 치러진 2008학년도 입시부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학업성취도(성적) 위주에서 면접을 통한 인성 종합평가 위주로 전형 방식을 변경하면서 첫해인 만큼 전형 방법을 상세히 공개했다. 당시 입시에서 인성 종합평가 면접이 당락을 크게 좌우했다.

서 총장의 2010학년도 무요강 입시 추진을 놓고 교내 일부에서는 “전형 방식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무요강 입시 방안이 확정되기까지는 다소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도경 입시본부장은 “올해는 일단 입시가 너무 임박해 학업성취도 평가 방식과 면접의 평가 방법을 조금씩 바꾸되 큰 틀은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AIST는 상반기에 실시한 2009학년도 입시설명회에서 전년도와 같이 그룹토의, 개별면접, 개인과제 발표 등 3단계 전형을 치르되 부작용을 우려해 미리 공지했던 개인과제는 당일 주제를 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학은 10월 17일 성적 위주의 서류심사(1차) 결과를 발표한 뒤 같은 달 21∼23일 인성평가 위주의 면접(2차)을 치른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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