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시황도 부러워할 진료서비스… 호텔로 간 병원들

  • 입력 2008년 9월 2일 02시 57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은 올해 4월 2개 층에 건강검진전문센터 인터케어HPC를 열었다. 다른 대학병원보다 15%가량 싼 진료비와 암을 조기에 검진할 수 있는 진료시설 등을 내세워 문을 연 지 채 넉 달이 되지 않았지만 하루 40∼60명의 환자가 찾고 있다.

인터케어HPC 이은경 실장은 “기존 건강검진센터와 달리 호텔의 안락한 분위기에서 검진 받을 수 있어 사업상 호텔을 자주 찾는 40, 50대 비즈니스맨들이 주로 이용한다”고 말했다.》

○ “고객 신뢰 높아져 병원-호텔 모두 윈윈”

최근 호텔 안에 의원급 의료기관이 입점하는 ‘호텔 병원’이 호텔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호텔월드는 지난해 말 한 층을 털어 총 760m²(230평) 규모로 치과, 한의원, 피부과, 성형외과를 열었다. 이곳 성형외과는 하루 예약이 10건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롯데호텔 홍보팀 송지영 주임은 “주로 호텔 VIP 고객들이 병원을 이용한다”며 “병원이 호텔에 들어오니 병원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높아져 병원이나 호텔 모두 윈윈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은 이에 앞선 2006년 호텔 전체를 리모델링하면서 2개 층에 피부과와 치과, 한의원, 수면센터, 노화방지센터 등 5개 병원을 입점시켰다. 신라호텔 측은 “호텔에서 모든 생활이 가능한 ‘라이프스타일 호텔’을 지향하기 위해 병원을 들여왔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프라자호텔도 다음 달에 가정의학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스파를 하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처럼 호텔이 앞 다퉈 병원을 끌어들이는 까닭은 우선 고급 의료서비스에 대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 호텔 이용객들을 겨냥한 것. 병원으로서도 주차장 등 호텔의 제반시설을 활용할 수 있어 마다할 이유가 없다.

○ 부산지역 호텔은 日人 의료관광 붐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부산 지역 호텔은 2, 3년 전부터 경쟁적으로 병원을 유치하고 있다.

부산롯데호텔은 2005년 국내 호텔업계에서 처음으로 호텔 안에 성형외과, 피부과, 한의원 등을 한데 묶은 노블레스 센터를 세웠다. 한류(韓流)의 영향으로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에 국내 의료기술 수준이 알려지면서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을 타깃으로 한 것.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은 옛 면세점 건물을 리모델링해 피부과, 치과, 산부인과, 한의원, 내과 등 대학병원 규모의 메디컬센터를 꾸렸다. 부산 노보텔 앰배서더도 호텔 2개 층에 피부과, 한의원, 치과를 입점시켰다.

부산 파라다이스호텔 여은주 실장은 “성형외과는 하루 진료 고객의 10%가 외국인일 정도”라며 “과거 먹을거리나 쇼핑 위주의 관광에서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고급 의료서비스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시 역시 이 같은 의료관광 수요에 발맞춰 해운대와 서면 등지를 ‘의료서비스 특화지구’로 지정해 의료관광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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