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완충 역할 습지만한 게 있나요”

  • 입력 2008년 8월 28일 02시 57분


아나다 티에가 람사르협약 사무총장. 사진 제공 환경부
아나다 티에가 람사르협약 사무총장. 사진 제공 환경부
티에가 람사르협약 사무총장, 10월 창원총회 점검차 방한

“연안 습지 매립, 미래 세대 위해 신중히 판단해야”

“습지의 가치가 과소평가되고 있지만 습지는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등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제10회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10월 28일∼11월 4일·경남 창원)의 준비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방한한 아나다 티에가(59) 람사르협약 사무총장은 2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습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티에가 사무총장은 “습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그 속에 저장된 탄소가 배출되면서 지구온난화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총회의 주제는 ‘건강한 습지, 건강한 인간’. 이를 위해 습지와 인간, 습지와 기후변화의 관계 등에 대해 깊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습지와 인간의 건강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인간의 건강을 위해 습지를 가장 잘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이번 총회의 주요 의제”라며 “논의를 거쳐 당사국들의 노력을 촉구하는 결의안 형태의 ‘창원 선언’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연안습지 매립 계획에 대해서 티에가 사무총장은 “사무국은 개발에 무조건 반대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당사국을 도와 습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현재와 미래 세대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계층과 접촉하면서 한국 정부에 입장 표명을 촉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 니제르 출신인 티에가 사무총장은 농업과 환경 분야의 전문가로 니제르 수리·환경국장을 지낸 뒤 람사르협약 아프리카 지역조정관을 거쳐 지난해 8월 사무총장에 취임했다.

람사르협약의 정식 명칭은 ‘물새 서식처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으로 습지의 보호와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국제 조약이다.

1971년 이란의 람사르에서 체결됐고, 한국 등 158개국이 가입돼 있다. 국내에서는 창녕 우포늪과 대암산 용늪 등 8개, 세계적으로는 1756개의 습지가 등록돼 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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