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반구대암각화 구하기

  • 입력 2008년 8월 21일 06시 12분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울산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보존 방안을 놓고 본격적인 논의를 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선사시대 바위그림인 반구대암각화는 동국대 조사단에 의해 발견(1971년)되기 6년 전인 1965년 식수와 공업용수 공급을 위해 하류에 건설된 사연댐 때문에 1년에 7개월 이상 물에 잠겨 훼손돼 왔다.

울산시 서필언 행정부시장은 19일 문화재청 송인범 차장을 만나 울산시가 최근 자체적으로 수립한 ‘터널형 유로(流路) 변경을 통한 반구대 암각화 보존안’에 대해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다.

이 안은 반구대암각화 위와 아래 각 210∼230m 지점에 높이 22m, 길이 170m의 둑을 쌓아 암각화로 흘러드는 물길을 막은 뒤 옆의 야산에 원형 수로터널(길이 200m, 지름 10m) 2개를 내 물을 우회시키는 것이다.

서 부시장은 “산에 터널을 뚫어 물길을 우회시키기 때문에 주변경관의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암각화를 보존하고 사연댐 수원도 확보할 수 있어 최적의 방안”이라며 “사업비는 515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송 차장은 “울산시의 제안을 포함해 반구대암각화 보존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이른 시일 내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그동안 반구대암각화와 주변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암각화 하류의 사연댐 수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울산시는 울산시민에게 공급되는 생활용수(하루 평균 32만 ㎥)의 50% 이상인 17만여 ㎥를 사연댐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댐 수위를 낮추는 데 반대해 왔다.

한편 서울대 석조문화재보존과학연구소(연구책임자 김수진 교수)는 2003년 7월 반구대암각화 보존 방안으로 △사연댐 수위 조절 △야산 절개를 통한 수로 변경 △암각화 앞 차수벽 설치 등 3가지 방안을 제시했으나 수위 조절은 수원 확보 문제로, 수로 변경과 차수벽 설치는 자연경관 훼손 우려 때문에 논란만 반복되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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