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교육비 16만원, 실제지출 30만원”

  • 입력 2008년 6월 20일 03시 01분


학부모 설문 “보육비 줄어들면 아이 더 낳겠다” 44%

한국의 학부모는 자녀 보육비나 교육비로 자신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금액의 2배가량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스스로 ‘지나치다’고 느끼면서도 현실에선 경쟁 때문에 자녀 교육에 돈을 아끼지 않는 셈이다.

모든 소득 계층이 교육비 지출에 부담을 느낄 뿐 아니라 일부는 이런 교육비 부담 때문에 출산을 꺼린다는 점도 확인됐다.

○ 적정 수준 2배나 되는 보육비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18일 이 같은 내용의 ‘출산에 영향을 미치는 보육 및 교육비 부담 정도에 관한 연구’ 용역보고서를 보건복지가족부에 제출했다.

이 보고서는 조사전문회사인 ‘리서치 앤 리서치’가 보사연의 의뢰를 받아 3월 17∼28일 만 25∼39세인 기혼 여성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실제 지출되는 보육 및 교육비와 부모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금액을 비교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취학 전 어린이를 둔 부모들은 놀이방, 어린이집, 도우미 서비스 등에 드는 보육비로 자녀 1인당 월평균 30만8000원을 쓰고 있었다. 이는 부모들이 적정 보육비라고 답한 16만 원의 1.9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매달 유치원 교육비로 평균적으로 지출하는 32만3000원도 적정 수준인 15만8000원의 2배에 이른다.

다른 교육단계와 관련해 부모가 적당하다고 본 교육비 대비 실제 지출금액 비율도 △초등학교 1.8배(실제 지출액 32만5000원) △중학교 1.9배(41만7000원) △고등학교 1.9배(49만7000원) 등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 고소득층 74%도 “교육비 부담”

이런 보육 및 교육비 지출액이 부담스럽기는 저소득층이나 고소득층이나 마찬가지였다. 예컨대 월수입이 200만 원 이하인 소득층의 77.6%가 초등학교 교육비 지출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는데, 매달 491만 원 이상 버는 소득층의 73.6%도 같은 반응을 보였다.

또 이번 조사에서 설문 대상의 44.1%는 보육비가 자신이 적정하다고 여기는 수준으로 낮아지면 아이를 더 낳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당장 자녀를 낳는 데 큰 영향을 줄 것 같지 않은 고등학교 교육비가 적정 수준으로 떨어지면 출산하겠다고 답한 비율도 23.9%에 이르렀다. 자녀를 잘 키우는 데 드는 비용에 대한 부담이 출산율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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