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어 “Oh, No!”…인증시험성적 세계 20개국 중 19위

  • 입력 2008년 6월 4일 03시 02분


《영어권 국가로 이민이나 직업 연수를 가려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영어 실력이 조사 대상 20개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인 19위로 나타났다. 3일 영국문화원과 케임브리지대, 호주 IDP 에듀케이션이 공동 주관하는 영어인증시험인 IELTS에 따르면 지난해 응시자수 상위 20개국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이민·직업연수용 시험에서 9점 만점에 5.21점으로 19위에 그쳤다. 영역별로는 9점 만점인 이 시험에서 듣기(5.28점)와 읽기(5.20점)는 18위, 쓰기(4.95점)와 말하기(5.21점)는 19위로 나타났다.》

1위는 7.46점을 기록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차지했고 △싱가포르 7.01점 △말레이시아 6.90점 △브라질 6.43점 △인도네시아 6.26점 순이었다.

아시아권에서는 6점을 얻은 홍콩이 8위로 가장 높았고 중국(5.77점)과 일본(5.52점)은 각각 13위, 16위로 우리나라보다 순위가 높았다.

유학용 시험에서는 우리나라가 전체 평균 5.71점으로 15위를 차지했다. IELTS 측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6.0∼6.5점 정도를 받아야 한다.

영역별로는 듣기가 5.86점으로 12위, 읽기는 5.88점으로 10위를 기록했지만 쓰기는 5.24점으로 16위, 말하기는 5.61점으로 18위에 머물렀다.

7.26점을 얻은 독일이 1위를 차지했고 말레이시아(6.65점) 필리핀(6.58점) 러시아(6.48점) 홍콩(6.40점)이 뒤를 이었다.

한편 아시아권에서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홍콩 등 영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사회 여건을 갖춘 국가의 순위가 높았다.

이병민(영어교육) 서울대 교수는 “토플에 말하기 영역이 도입된 것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학생들의 점수 부풀리기를 겨냥한 것”이라며 “책으로만 영어를 공부한 학생들이 정작 현지에서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IELTS 관계자는 “조기 영어교육에 관심이 많지만 공인영어성적은 제자리걸음”이라며 “실질적 의사소통 능력을 기를 수 있는 학습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ELTS에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1년에 94만 명이 응시했고 한국은 8번째로 많은 2만여 명이 시험을 치렀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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