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전시내버스 100배 즐기기<8>501, 509번

  • 입력 2008년 4월 4일 06시 50분


《대전 유성구 자운대에서 충남 금산군 추부면 중부대까지 운행하는 509번 좌석버스와 대덕구 와동에서 중부대까지 운행하는 501번 좌석버스는 ‘사색(思索)의 노선’이다. 운행 구간이 각각 84km, 70km로 운행 시간만도 각각 100분, 75분에 달한다. 그러다 보니 버스에 몸을 맡긴 채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경치를 감상하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게 된다. 이 또한 색다른 경험이다.》

만인산 가는 ‘사색의 노선’

맛집들 즐비 봄맛 돋우네

▽버스표 한 장의 여유=509번 노선은 대전 5개구(區) 중 4개구를 지난다. 군부대가 있는 자운대를 출발해 충남대∼국립중앙과학관∼엑스포과학공원∼시립미술관∼정부청사∼갤러리아타임월드백화점∼롯데백화점∼중촌동∼중앙로∼대전역과 중앙시장∼옥계동∼산내∼만인산휴양림을 거쳐 중부대(추부면)에 이른다.

지하철 정부대전청사역 용문역 오룡역 중앙로역 대전역에서 환승할 수 있다.

소요 시간은 100분. 버스 승차권 한 장으로 대전시내 웬만한 곳은 모두 감상할 수 있다. 중간중간 내려 중앙시장도 둘러보고 박물관도 관람하다 처음 버스를 탄 지 1시간 내에 다시 탑승하기만 하면 무료 환승으로 추가 부담도 없다.

501번은 대덕구 와동에서 출발해 법동∼고속터미널∼가양동을 지나 부사 사거리에서 509번 노선과 합류해 중부대까지 간다.

▽자연이 숨쉬는 노선=이 노선의 핵심은 동구 구도동에서 하소동 만인산 휴양림까지 가는 국도 17호선. 왕복 2차로 도로 가로수 터널이 10km 이상 이어진다. 4월 초인 지금은 싹이 돋고 있지만 한 달만 지나면 플라타너스 숲길로 변한다. 도로 옆으로는 하천이 따라 흐르고 있다. 2006년 대전∼금산 왕복 6차로 도로가 개통되면서 이 도로는 더욱 한가로워졌다.

중부대 방면으로 가다가 하소동 가목정 마을에서 내리면 옛터민속박물관(042-274-0016)이 나온다. 김재용 관장이 20년 동안 조성한 사립박물관으로 교지, 고화, 고서, 민예품, 도기, 석조 등 1만여 점의 민속 관련 유물이 전시되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무료 개방되며 전통찻집인 뜸부기둥지와 한식당 얼쑤·뻐꾸기둥지가 함께 운영된다.

추부터널 직전인 만인산휴양림에서 내리면 깨끗한 공기, 울창한 숲과 만나게 된다. 휴게소 주변에는 아름다운 호수와 메타세쿼이아 숲길이 있고 작은 계곡이 해발 537m의 정상까지 이어진다. 숲길에서는 서화전도 종종 열린다.

만인산휴양림 휴게소 김봉희 대표는 “도심에서 불과 20분 거리에 휴양림이 조성돼 시민들이 산림욕을 하면서 사색에 잠기도록 이끈다”고 소개했다.

휴게소 맞은편 만인산 푸른학습원의 미니동물원, 연못, 활엽수림도 볼 만하다.

▽전통적인 먹을거리=동구 대별동(일명 산내) 주변은 예로부터 두부 요리로 유명하다. 평양숨두부(042-284-4141)는 50여 년간 3대째 이어온 집으로 옛날의 순두부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 인근 별천지(042-271-0207)와 신천지(042-284-4400)는 영양탕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만인산휴양림 휴게소에는 양식당과 한식당(042-274-0700)이 영업 중이다. 아래층 한식당의 상추쌈 샤부샤부는 버섯과 각종 야채를 끓인 육수에 얇게 썬 쇠고기를 살짝 데쳐 밥과 상추에 싸 먹는 맛이 일품이다. 1인당 1만 원. 샤부샤부를 먹고 난 뒤 버섯, 배추, 깻잎, 쑥갓, 파 등 각종 야채를 넣은 쑥칼국수로 마무리하면 제격이다.

종점인 중부대에서 마전 쪽으로 내려가면 삼거리에 시골추어탕(041-753-4429)이 나온다. 주인 염금이(46·여) 씨가 10년째 추어탕과 추어국수, 숙회, 추어튀김 등 미꾸라지 요리만을 해 온 집이다. 특히 금산의 특산품인 인삼과 미꾸라지를 튀겨 한 상으로 내놓는 튀김요리는 명품이다. 대 4만5000원, 소 2만5000원.

옥계동 호동정류장 근처에 있는 중식당 만다린(042-284-1800)의 유산슬과 간사오새우(깐소새우)도 미식가들한테 호평을 받고 있다. 중식당 재료를 30년간 취급해 온 주인 황종식(55) 씨가 직접 문을 열어 재료가 싱싱하다. 24시간 배달도 하며 방문객에게는 자장면을 2500원에 제공한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 이 시리즈는 매주 금요일에 게재됩니다. 다음엔 벚꽃 개화시기를 맞아 동학사를 둘러보는 102번 좌석버스 노선 이야기가 게재됩니다. 기사에 대한 의견이나 소개할 만한 멋집 맛집 등이 있으면 동아닷컴 대전지역 전용 사이트(www.donga.com/news/daejeon)에 올려주십시오. 확인 후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공동기획: 대전시·대전버스운송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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