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수정만매립지 23만㎡ “주거용지로” “공업용지로”

  • 입력 2008년 3월 5일 06시 21분


경남 마산시 구산면 수정리 수정만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마산시가 수정만매립지 23만여 m²를 주거용에서 공업용지로 바꾸려는 방침과 관련해서다.

입주 희망 업체와 경제계, 그리고 일부 주민은 환영하는 반면 종교 및 환경단체, 또 다른 주민들은 단식투쟁에 돌입하는 등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결정권은 경남도에 넘겨졌다.

▽“강행하겠다”=황철곤 마산시장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수정만 매립 목적을 주거용에서 공업용으로 바꿔 STX중공업을 유치하겠다”며 “주민 간 찬반 의견이 엇갈리지만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더는 미룰 수 없다”고 밝혔다.

마산시는 이날 해당 지역 공유수면 매립 목적을 주거용에서 공업용으로 변경하는 신청서를 경남도에 냈다.

마산시 관계자는 “주민들 사이에 찬반이 분분해 그동안 결정을 미뤄 왔다”며 “행정절차를 밟으면서 주민과 업체 사이의 의견을 조율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마산상공회의소는 지난달 “마산경제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수정지구에 조선기자재 업체인 STX중공업을 유치해야 한다”며 “주민들은 기업의 투자 의욕을 꺾는 과도한 요구를 자제하고, STX는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윤리를, 마산시는 이해 관계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행정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TX 유치에 찬성하는 ‘수정발전위원회’는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낙후된 수정마을을 발전시키려면 조선업체가 들어와야 한다”고 밝혔다.

▽“저지하겠다”=‘수정마을 STX조선 반대 대책위원회’ 소속 80여 명은 4일 오전 경남도청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김종진 농수산국장을 면담한 자리에서는 “마산시의 매립 목적 변경 신청을 승인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마산시는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STX 유치 계획을 전면 철회하고, STX도 수정지구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떠나라”고 요구했다.

매립지 인근의 트라피스트수녀원과 마산창원환경운동연합도 “조선업체가 들어서면 소음 분진으로 인해 큰 피해가 생길 뿐 아니라 환경도 파괴된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트라피스트수녀원 장혜경 원장수녀와 주민 등 4명은 지난달 28일부터 마산시장실 앞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매립 목적 변경이 행정절차상 문제가 없는지 감사도 청구할 예정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마산시의 변경 신청서를 면밀히 검토해 허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정마을에는 384가구 10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수정만 매립지:

1994년 두산산업개발이 매립을 시작했다가 2006년 STX에 매립시공권을 넘겼다. STX는 2006년 5월 마산시와 조선기자재단지개발 양해각서를 맺었다. 경남도는 2007년 8월 마산시의 매립사업목적 변경 신청을 반려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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