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 누각 생각보다 멀쩡… 복원 희망 있다”

  • 입력 2008년 2월 14일 02시 59분


처참한 현장화재로 전소된 숭례문 내부가 13일 공개됐다. 경찰 감식반원이 타다 남은 목재더미를 살펴보고 있다. 전영한  기자
처참한 현장
화재로 전소된 숭례문 내부가 13일 공개됐다. 경찰 감식반원이 타다 남은 목재더미를 살펴보고 있다. 전영한 기자
천장화는 무사했다13일 화재현장을 조사한 결과 돌문인 홍예문 위쪽에 있는 천장화는 화재에도 불구하고 색깔과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천장화는 무사했다
13일 화재현장을 조사한 결과 돌문인 홍예문 위쪽에 있는 천장화는 화재에도 불구하고 색깔과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 전문가들이 둘러본 화재 현장

部材 80%정도 다시 활용할 수 있을 듯

“복원 서두르지 말고 정밀조사부터 해야”

화마가 앗아간 숭례문에 희망은 남아 있었다.

13일 숭례문 화재 현장을 둘러본 전문가들은 “1층 누각은 참화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재가 멀쩡히 남아 있었다”며 기존 부재를 최대한 활용한 숭례문 복원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부를 둘러본 한 문화재위원은 “몽땅 타 버린 줄 알았던 숭례문 1층 누각이 멀쩡하다”며 “불에 타 무너진 2층 누각의 부재 중에도 쓸 만한 것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1960년대 숭례문의 전면 해체 및 수리 당시 수습한 옛 부재를 재활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 옛 부재들은 충남 부여군 한국전통문화학교에 있다.

문화재청은 2층 문루 부분은 대부분 새 부재로 복원해야 하지만 1층 문루의 부재는 80% 정도를 복원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숭례문이 국보 지위를 유지하는 데도 중요하다. 12일 문화재위원회가 숭례문의 국보 1호 지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완전히 새 부재로 복원할 경우 국보 지위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 것이기 때문이다.

남아 있는 쓸 만한 부재를 면밀한 조사 없이 무조건 복원에 활용하는 것에 조심스러운 반응도 적지 않다. 화재에 노출됐던 부재를 새 부재와 함께 사용하면 부실해질 우려가 있고, 화재 진압 과정에서 부재가 물기를 많이 먹은 상태인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것. 복원을 서두르는 데만 급급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건축사학자인 이강근 경주대 교수는 “숭례문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기 전에 복원 방향과 시간, 예산을 못 박아서는 안된다”며 “건축기법, 내부구조, 형태 등에 대한 충분한 연구를 바탕으로 복원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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