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다자녀가정 ‘역차별’ 하는 출산장려

  • 입력 2008년 1월 23일 07시 41분


부산시는 최근 ‘부산시 인구, 도전과 미래’를 주제로 인구정책 세미나를 열었다. 급속한 인구 감소로 활력을 잃어버린 부산을 살리기 위한 ‘묘책’을 찾는 자리였다.

부산의 현재 출산율은 전국 평균 수준인 1.13명보다 훨씬 낮은 0.91명에 불과하다. 이 추세라면 2023년 부산 인구는 현재 362만6000여 명에서 310만5000명으로 줄어 경남(311만1000명)에 추월당하고 2030년에는 283만5000명으로 인천(285만5000명)에도 추월당해 제2 도시의 위상을 잃을 것이라고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출산율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을 해법으로 내놓았다. 부산시도 성장동력인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초부터 특단의 출산장려책을 발표했다.

2000년 이후 셋째 자녀를 출산한 가정에 ‘가족사랑 카드’를 발급했고, 이 카드를 가진 가정의 운행차량에 대해 유료도로 통행료 면제와 지하철요금 50%를 할인해 주기로 했던 것.

그러나 이 제도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이들 가정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고 시 홈페이지는 ‘왕짜증’이라는 글로 도배되고 있다.

한 주부는 지하철 할인제를 적용할 경우 버스 환승이 안 돼 지하철 이용 뒤 버스를 타면 일반 가정은 1340원만 내면 되지만 다자녀 가정은 1550원을 내야 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1t 트럭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한 가장은 통행료 면제 대상을 자가용 승용차로 한정해 혜택은커녕 오히려 차별대우를 받는다고 비난했다.

민자라는 이유로 수정산터널과 백양산터널을 감면 대상 유료도로에서 제외한 것은 대상에 포함된 황령산터널과 형평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출산율 최하 기록에 부산시 공무원들의 무신경도 한몫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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