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교과서로 논술 잡기]사회영역

  • 입력 2007년 12월 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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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누구를 위한 세계화인가?

‘국경 없는 시장’ 세계화의 물결, 빛과 그늘은 뭘까

▨ 주제 탐구 의의

글 싣는 순서(사회)
번호주제
1개항(1876) 어떻게 볼 것인가?
2지역개발, 무엇이 문제인가?
3우리 곁의 민주주의
4기업의 사회적 책임 어디까지?
5사회 속의 개인
6의무냐, 목적이냐?
7법은 도덕의 최소한인가?
8붕당의 현대적 의미
9지도, 그대로 믿어도 되는가?
10정치 속의 여성
11성장과 분배, 두 마리 토끼인가?
12개고기가 나쁜 음식인가?
번호주제
13개인 윤리와 사회 윤리
14역사란 무엇인가?
15지형의 변화, 어떻게 볼 것인가?
16국제사회를 바라보는 눈
17자본주의의 변신-시장이냐 정부냐?
18TV 속에 비친 우리 사회
19국가란 무엇인가?
20척화론과 주화론
21가라앉는 섬, 누구의 책임인가?
22정치문화와 한국
23누구를 위한 세계화인가?
24동양적 사고와 서양적 사고

세계화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지배하는 새로운 삶의 양식이 되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나 입는 옷, 즐기는 문화 등 거의 모든 것이 세계화되었다. 일제 필기구로 공부하고, 햄버거나 피자 콜라를 먹으며, 위성방송망을 통해 외국의 뉴스나 쇼 프로를 즐긴다.

그러나 세계화는 자연스러운 일상만은 아니다. 세계화는 전 세계적인 뜨거운 쟁점이기도 하다. 그것은 세계화의 흐름이 국가·산업·계층 간에 첨예한 이해 갈등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각국 시민단체들의 ‘반세계화 운동’이나 최근 우리나라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둘러싼 일련의 갈등은 그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주제에서는 우리의 삶 속에 깊이 스며든 세계화의 본질과 영향을 객관적으로 파악함으로써 바람직한 세계화의 모습을 모색하는 토대를 마련해 보고자 한다.

[쟁점탐구 1] 세계화의 본질은 무엇인가?

대부분의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에서는 세계화를 ‘국경의 개념이 허물어져 세계가 하나의 열린 시장이 됨으로써 자본, 물자, 인력, 정보 등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현상’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의는 세계화의 본질을 보여주기에는 2% 부족하다. 그 이유는 세계화의 본질과 이념에 대한 언급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세계화 현상이 가시화된 것은 1990년대부터이다. 그러나 세계화의 출발은 1970년대에 있었던 두 차례의 석유파동(Oil-Shock)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석유파동은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라는 전례 없는 경기변동을 가져왔으며, 스태그플레이션의 해결을 위한 정부의 개입은 오히려 사태를 악화하게 된다. 이른바 ‘정부 실패’가 나타난 것이다. 마침내 세계 경제는 장기 침체 국면에 빠지게 되고, 세계 자본주의는 일대 위기를 맞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새로운 대안적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신자유주의(Neo-Liberalism)’이다. 시장과 자유, 효율성을 핵심 원리로 하는 신자유주의는 자본주의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전면적인 자유무역과 개방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한다.

1980년대에는 각국에 신자유주의 정부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실질적인 세계화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사회주의권의 몰락과 그로 인한 탈냉전으로 현실화될 수 있었다. 1989년부터 1991년 사이에 집중되었던 현실 사회주의 국가들의 붕괴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라는 이념 장벽을 무너뜨리고 자본주의를 전 지구적으로 확산시켰다. 역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가 자본주의라는 단일한 경제 체제로 통합됨으로써 자본이 전 지구를 대상으로 자유롭게 이윤을 추구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세계화의 본질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전 지구화’라고 정의할 수 있다.

[쟁점탐구 2] 후진국들에 세계화는 축복인가?

이 질문에 대해서는 두 가지 상반된 주장이 있다. 하나는 세계화는 이윤 추구의 영역을 전 지구로 확장시켜 주었기 때문에 그만큼 모든 나라와 자본에 확대된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발전적 변화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이 주장은 세계화가 세계 경제의 전반적인 성장의 계기가 될 것이며, 후진국들에도 도약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른 하나는 세계 경제의 양극화를 우려하는 견해다. 이 주장의 논리는 원래 자본은 이윤 극대화를 본질로 하며 궁극적으로 2등은 용납되지 않기 때문에 자본 간에 ‘봐주기’란 존재할 수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여기에서 자본주의가 전 지구화되었다는 것은 전 세계가 무한 경쟁의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하는 것이 된다. 이들은 세계화가 기회의 확대를 가져온 것은 인정하지만, 문제는 누가 그 기회를 차지할 것인가에 있다고 본다. 이들이 볼 때 누가 기회를 차지할 것인가는 자본의 힘과 크기에 달려 있다. 따라서 세계화된 경제 현실에서 자본 경쟁의 승자는 선진국이 될 것이고, 그 결과는 선·후진국 간의 빈부 격차 심화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쟁점탐구 3] 세계화는 민주주의를 강화하는가, 약화하는가?

이 질문에 대해서도 상반된 두 가지 시각이 있다. 하나는 경쟁적인 시장 경쟁의 논리는 정치적 억압과 경제적 비효율성을 없애줌으로써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이다. 이들은 시장의 원리는 이해 당사자가 그때 그때마다 항상 투표하는 영원한 민주주의라고 본다. 따라서 시장 원리의 확대는 경제적 재화뿐만 아니라 정치적 권력에서도 가장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세계화를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간의 갈등으로 인식하며, 세계화가 진행될수록 민주주의의 힘이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주장의 전제는 민주주의란 국민국가를 단위로 사회 구성원의 경제적 생존과 권리를 보장하는 정치 체제이고, 따라서 민주적인 국민국가는 경제적 약자들의 생활상의 불안정과 위협을 해결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본의 세계화 논리는 국가를 시장의 장애물로 인식하고, 세계화의 희생자들에 대한 국가의 지원을 불공정한 행위로 규정한다는 것이다. 결국 세계화의 논리는 세계적으로 민주주의 국가의 수를 늘려 줄지는 모르지만,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부정함으로써 실질적인 민주주의는 약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 생각 확장하기

(가) 세계화는 비록 부작용을 수반하더라도 우리 모두의 자유의 확대와 부의 증진을 위해서는 피해서는 안 될 방향이다. 세계화가 중단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개발도상국이며, 개도국 중에서도 경제적 약자들이다. 세계화는 국내 시장의 구매력이 빈약하고 자원이 부족한 국가들이 성장할 수 있는 시장과 자본을 제공하였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반세기를 경제 주권, 유치산업 보호 등의 논리에 매달려 반세계화적인 길을 걸었던 다른 개도국들과 비교할 때, 아시아 신흥 공업 국가들의 사회 계층간 부의 분포 상태는 훨씬 양호하다. 변변한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가 그동안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역을 통해 국제 분업의 이득을 누렸기 때문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나) 세계화라는 미명 아래 서구 자본주의 국가의 관행을 모든 나라에 대해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국제표준)로 강요하고 있다. 또한 막대한 규모의 초국적 자본이 지구촌을 돌아다니며, 각국의 경제를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와 같은 강대국 중심의 세계화로 인해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국가 간의 빈부 격차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은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하지만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은 결코 허용할 수 없다는 선진국의 논리는 결국 자신들에게 유리한 규칙을 모든 나라에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화는, 곧 미국화를 의미한다. 미국은 개인의 경제적 기능에 관계된 시장의 법칙을 전 세계에 강제하고 있다. 이러한 선진국 중심의 세계화가 지속된다면 그 경제적·사회적 귀결은 명확하다. 초국적 자본의 위세로 국적 자본은 초토화되고, 주변부 각국은 경제적 선택의 자유를 상실함으로써 사회·경제적으로 더욱 선진국에 종속되고 말 것이다.

[논제 1] 제시문 (가)와 (나)는 세계화에 대한 상반된 견해이다. 이 중 하나를 선택하여 상대 주장을 비판하시오.(예상되는 반론과 그에 대한 재반론도 서술할 것)

[논제 2] [쟁점탐구]와 [논제 1]의 찬반 논의를 바탕으로 한미 FTA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현재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가정한다)

강창선 청솔 아우름 통합논술 사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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