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플랜트노조 파업… 공장증설 차질

  • 입력 2007년 11월 5일 0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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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건설플랜트노조 울산지부가 4일 현재 나흘째 파업을 이어가면서 공장 증설 공사가 차질을 빚는 등 각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또 노조 측이 조업 참여 조합원들의 출근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몸싸움도 잇따르고 있다.

▽파업 과정=노조는 8월부터 울산지역 전문건설업체에 법정 공휴일 휴무 실시와 근로시간 8시간 준수 등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요구안을 제시하며 교섭을 요청했다.

사용자 측이 “조합원들이 어느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며 교섭에 응하지 않자 노조는 지난달 14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81.6%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이어 같은 달 25일 조합원이 근무 중인 34개 회사에 조합원 명단을 통보했지만 사용자 측이 “조합원 명단 분석 결과 11개 회사에만 조합원이 실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11개 업체만 교섭에 응했다.

노조는 이를 ‘불성실 교섭’으로 규정하고 1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파업에 앞서 조정신청을 냈으나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노사 당사자를 명확하게 한 뒤 교섭을 진행하라’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노조 측은 “조정신청과 조합원 찬반투표 등 법적 절차를 모두 밟았고 파업 목적도 근로조건 개선이기 때문에 파업에 법적인 하자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용자 측은 “조합원이 확인된 업체는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고 있다”며 “부산지방노동위의 ‘적법절차 준수’ 권고에도 불구하고 파업에 돌입한 것은 불법으로 앞으로 민·형사상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 상황 및 전망=노조의 파업으로 당장 울산석유화학공단 내 SK에너지의 공장 증설이 차질을 빚고 있다. SK에너지가 2조 원을 들여 울산 남구 용연동에 짓고 있는 신규 중질유 분해공정(뉴 FCC) 증설공사는 근로자 5000여 명 중 1000여 명이 건설플랜트 노조 조합원이어서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내년 8월 완공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노조 측은 파업 돌입 이후 매일 오전 6시부터 뉴 FCC 증설공사 현장 입구에서 조합원 출근을 저지하며 회사 측과 마찰을 빚고 있다.

2005년 3월부터 3개월여 동안 계속된 울산 건설플랜트 노조의 파업 때도 조합원의 출근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폭력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검찰과 경찰은 건설플랜트 노조가 불법 폭력시위를 벌이면 강경 진압한다는 방침을 최근 발표했다.

한편 SK에너지는 뉴 FCC 증설공사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이종화 노조 울산지부장 등을 경찰에 고소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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