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내직장 우리모임/대구백화점 ‘대백한마음봉사단’

  • 입력 2007년 10월 26일 0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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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나누니 이웃도 일터도 훈훈”

《“오늘 제가 맡은 어르신과 장애인, 두 분은 고혈압 증세가 있어 미지근한 물로 조심스럽게 샤워를 시켜드렸는데 끝난 뒤 ‘고맙다’며 제 손을 잡아 주셨어요. 평소 봉사활동에 뜻은 있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는데 이렇게 하고 보니 가슴 뿌듯하고 기분이 참 좋습니다.” 18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물동 범물종합사회복지관 2층 목욕탕. 이곳을 찾은 엄노을(23·여) 씨 등 대구백화점의 봉사단원 4명은 혼자 사는 노인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목욕 봉사활동을 한 뒤 탈의실에서 상기된 표정으로 웃었다.》

대구백화점 직원 봉사모임인 ‘대백한마음봉사단’이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며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성원에 보답하자는 취지로 대구백화점 직원들이 1991년 결성한 이 모임은 복지시설 수용자 돌보기, 자연재해 복구 지원, 대구지하철 참사 수습 등 폭넓은 활동을 해 오고 있다.

창단 17년째인 봉사단에는 이 백화점 직원 500여 명 가운데 430여 명이 참여할 정도로 직원들의 호응이 높다.

봉사단은 단원이 늘어나자 2004년 ‘초아봉사단’ ‘사랑나눔봉사단’ ‘다사랑봉사단’ 등의 소모임을 구성해 아동복지시설과 노인복지시설, 장애인복지시설 등을 분담해 체계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초아봉사단은 대구시내 아동복지시설을 정기적으로 찾아가 점심식사를 대접하거나 간식을 제공하고 있으며 사랑나눔봉사단은 매주 1회 대덕노인복지회관 등 노인복지시설에서 어르신들의 보금자리를 보살피고 있다.

또 다사랑봉사단도 매달 정기적으로 지체장애아 보호시설을 찾아가 몸이 불편한 어린이들을 돌봐 주고 있다.

다사랑봉사단원 최정희(28·여) 씨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베푼 것보다 받은 게 많아 감사하는 마음으로 참여했다”며 “하루 종일 누워 지내는 어린이들을 보살피면서 건강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모임 단원들은 자신의 급여에서 매달 2000원을 떼어 봉사활동 후원금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각 사무실에 비치된 동전 모금용 저금통 30여 개를 통해 매달 10여만 원을 모아 결식아동 등을 돕는 데에도 쓰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이 봉사단 운영으로 직장 분위기가 화목해지고 직원 단합에도 도움이 된다며 이들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백화점 측은 직원들의 봉사활동 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해 주고 인사고과에도 가점을 부여하는 등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지난해 백화점 측이 수여하는 ‘대백봉사대상’을 받은 심상각(38) 씨는 올해 7월 아프리카 우간다를 찾아가 학교를 짓는 등 해외 봉사활동도 벌였다.

심 씨는 “열악한 환경에서 웃음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현지인들을 보면서 윤택한 삶에 대해 반성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대백한마음봉사단은 ‘2006 대구자원봉사자 대회’에서 자원봉사대축제 프로그램 우수상과과 단체상을 받기도 했다.

대구백화점 구정모 대표는 “직원들이 봉사활동에 참여한 뒤 인간적으로 더욱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여 흐뭇하게 생각한다”며 “봉사단 운영이 매출 증대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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