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의원들 피감기관서 거액 향응 받아…”

  • 입력 2007년 10월 26일 03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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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단란주점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의원 6, 7명이 22일 피감 기관 관계자들과 술을 마신 대전 유성구의 단란주점. 대전=이세형  기자
문제의 단란주점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의원 6, 7명이 22일 피감 기관 관계자들과 술을 마신 대전 유성구의 단란주점. 대전=이세형 기자
“국감 의원들 피감기관서 거액 향응 받아

단란주점 뒤풀이… 일부는 모텔 2차까지”

국정감사를 위해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 산하 기관을 방문한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들로부터 한정식집과 단란주점 등에서 수천만 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은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위원장 임인배) 소속 국회의원 6, 7명은 22일 대전에 있는 대덕특구지원본부, 기초기술연구회, 한국천문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국가핵융합연구소,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7개 기관에 대한 국감을 마친 뒤 대전 유성구의 A단란주점에서 피감기관 관계자들에게서 수백만 원어치의 향응을 제공받은 것으로 본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특히 룸살롱 방식으로 운영되는 A단란주점에 갔던 국회의원 중 2명은 술자리가 끝난 뒤 여종업원과 함께 ‘2차’를 나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단란주점 사장 B 씨는 “의원 6, 7명을 포함해 일행은 10명 정도였으며 언론을 통해 낯이 익은 국회의원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B 씨는 “폭탄주 등을 마신 국회의원 중 일부가 2차를 나가는 분위기였다”며 “실제로 여종업원과 함께 모텔로 간 국회의원은 2명이고 나머지 3명은 가지 않아 남은 2차 비용을 피감기관 측에 돌려줬다”고 말했다.

일행 중 두 명이 모텔에 갔다는 데 대해서는 단란주점 직원과 사장의 진술이 일치했다.

이와 관련해 과기정위 소속의 복수 의원은 “의원 6, 7명이 저녁 식사 후 술자리를 가졌다”고 확인했다.

이날 술값과 2차 비용은 피감기관의 한 관계자가 자신의 법인카드를 이용해 수차례 나눠서 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흥업소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해 B 씨가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이들 국회의원은 단란주점에 가기 전의 저녁 식사 비용도 모두 피감기관들이 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저녁 식사 자리에는 국회의원뿐 아니라 이들을 수행했던 보좌관과 국회 입법조사관 등도 모두 참석했다.

이들은 피감기관의 관계자들과 함께 80여 명과 90여 명으로 나뉘어 두 곳의 음식점에서 식사했는데 비용은 각각 300만 원이 나왔다.

이날 국감을 받았던 기관의 한 관계자는 “당시 국회의원 보좌관과 국회 입법조사관들도 각각 단란주점 등에서 술을 마셨다”며 “국감에 참여했던 국회의원, 국회의원 보좌관, 국회 입법조사관, 피감기관 관계자들이 식사와 술값으로 쓴 비용은 모두 2500만 원 정도 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시 술값 등은 여러 기관이 나눠서 지불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들은 대통령령인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라 국감 때 운임 식비 숙박비 등 모든 경비를 국회에서 제공받게 돼 있다.

한편 당시 국감에는 과기정위 소속 국회의원 20명 중 15명이 참석했으며 대부분의 국회의원과 국회 입법조사관은 다음 날인 23일 산업기술연구회 등 대전에 있는 6개 기관의 국감에 참석하기 위해 국감을 마친 뒤 상경하지 않고 대전에 머물렀다.


촬영: 이종승기자

대전=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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