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변양균 잠적한 채 거짓말만

  • 입력 2007년 9월 10일 19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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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장윤 스님을 만나 신정아 씨 가짜 학위 파문과 관련해 '압력성 회유'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 변 전 실장은 청와대 대변인 뒤에 숨은 채 거짓말로 일관했다.

변 전 실장의 비호설이 처음 제기된 건 지난달 24일. 장윤 스님의 입을 통해서였다. 신 씨의 가짜 학위 의혹을 처음 제기한 장윤 스님에게 "가만히 있어 달라"고 직접 순방 중인 과테말라에서 전화까지 했다는 것.

의혹이 제기되자 변 실장은 펄쩍 뛰었다.

변 실장은 의혹이 제기된 날 곧바로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미술에 관심이 많아 신 씨를 자연스럽게 알게 됐을 뿐, 개인적인 친분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장윤 스님과는 불교계와 동국대의 현안 때문에 만난 것" "전화는 한 일이 없다"라며 의혹을 제기한 언론에 대한 법적 대응까지 거론했다.

가짜 학위 파문이 청와대 고위 인사가 개입된 외압 사건으로 비화됐지만 그는 입을 다문 채 청와대 대변인을 통한 거짓 해명을 계속했다.

변 실장은 이후 대변인을 통해 "제기되는 의혹에 일일이 답변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뒤로 숨기에만 급급했다.

지난달 28일 "법적 대응을 위해 법률자문을 받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뒤에는 대변인을 통한 간접 해명도 하지 않았다.

변 실장은 겸임교수로 있는 부산의 모 대학 강의까지 취소한 것은 물론 퇴근 후 집이 아닌 청와대 부근 호텔에서 머물며 언론을 철저히 따돌렸다.

모든 파문의 당사자인 신 씨 역시 사건 직후부터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처음 의혹이 제기된 뒤 프랑스 파리에 머물다 잠시 귀국했던 신 씨는 가짜 학위가 사실로 드러난 직후인 7월 16일 미국으로 도피해 잠적했다.

도망치듯 뉴욕으로 출국한 신 씨는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만난 취재진들에게 "논문을 표절했을 뿐 학위는 진짜"라고 주장한 뒤 택시를 타고 급히 공항을 빠져 나갔다.

이후 신 씨는 경북 청송군에 살고 있는 어머니에게 가끔 전화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있다. 신 씨의 어머니도 "(신 씨가)어디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할 정도로 신 씨의 소재는 50여일 째 오리무중이다.

뉴욕 교민들 사이에서는 "신 씨가 한 남자와 뉴욕의 비싼 레스토랑에 들어섰다가 시선을 의식하고 서둘러 나갔다", "신 씨가 교민들이 많은 뉴욕을 떠나 유럽에서 숨어 지내고 있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만 무성하다.

강혜승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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