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걸으며 만나는 ‘제주의 속살’

  • 입력 2007년 9월 6일 0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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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이 닿지 않은 길, 농부가 걷다가 지금은 풀만 무성한 길, 시골 정취가 흠뻑 묻어나는 길을 뚜벅뚜벅 걷는 모임이 생긴다.

‘제주올레’는 9일 사단법인 발족식을 하고 첫 공식 모임으로 ‘세계자연유산 성산 따라 걷기’ 행사를 연다. 제주올레는 제주의 옛길, 아름다운 길, 사라진 길을 되살리기 위한 비영리 법인. 올레는 집으로 통하는 골목길을 뜻하는 제주어다.

이날 참가자들은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초등학교를 출발해 말미오름, 종달리 소금밭, 성산포 갑문, 철새 도래지, 갯벌 체험장, 성산 일출봉 등을 탐사한다. 걷는 데 5∼6시간 걸리는 이 코스는 제주의 하늘, 바다, 마을을 한꺼번에 살펴볼 수 있다. 한 달 동안 탐사를 거쳐 첫 걷기 코스로 선정했다. 참가 제한은 없고 음식, 교통수단 등을 각자 해결해야 한다.

제주올레는 천천히 걸으면서 제주의 ‘속살’을 느끼는 걷기관광을 표방하고 있다. 코스는 생태계와 환경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으로 개발된다. 탐사가 완료된 코스는 만화로 만들어 도보 여행객, 관광객 등에게 제공한다.

서명숙 전 시사저널 편집장이 이사장을 맡고 손석희(방송인), 조용환(법무법인 지평 대표), 허영선(전 제민일보 편집부국장), 문성윤(변호사), 정혜신(정신과 의사), 이창익(제주대 교수), 이유진(시인) 씨 등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서 이사장은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제주도 전역을 걸어서 연결하는 코스를 만들고 싶다”며 “도보 여행객, 가족, 연인 등에게 여유와 평화를 주는 아름다운 길이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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