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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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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1시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창의 학습관 102호 강의실. 정치경제사를 전공한 김 교수, 음악사를 전공한 노 교수, 미술사를 가르치는 우 교수 등 이 대학 인문사회과학부 교수 3명이 차례로 나와 자신이 맡은 역할을 소개했다. 3학점짜리 교양 선택 과목인 ‘근대 유럽의 문화’의 첫 번째 시간이었다. 이날 한 명의 교수가 강단에 서면 나머지 두 명의 교수는 다른 교수의 강의를 들으며 질문을 하거나 학생들과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이 대학 인문사회학부는 대학생들에게 ‘통섭(학문 간 경계 넘기)적 사고’를 길러 주고, 다각적인 시각에서 사물을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 주기 위해 이 강의를 마련했다.
예를 들어 프랑스혁명에 대한 강의에서는 김 교수가 혁명의 원인과 배경, 혁명이 추구한 목표와 ‘공포 정치’로 변질된 과정 등을 설명한 뒤 토론을 벌인다. 이어 노 교수가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들려주며 오페라 중의 대사와 음률에 실린 ‘혁명 분위기’를 소개한다.
우 교수는 ‘소크라테스의 죽음’ ‘서재에 있는 나폴레옹’ ‘마라의 죽음’ 등을 그린 프랑스 화가 자크 루이 다비드의 작품을 보여 주면서 당초 프랑스 왕실에 충성했던 화가들이 혁명의 진행 과정에서 미술 작품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설명한다.
‘근대 유럽의 문화’ 외에도 ‘문화와 과학 사이에 선 한국 근대인물 오디세이’, ‘헐버트와 공리적 방법’ 등 2개의 교양과목이 같은 방식의 수업을 하고 있다.
이런 ‘융합 과목’ 개설의 아이디어는 인문사회과학부 교수들이 1년간 유지해 온 ‘수요일에 만나는 교수들의 수다모임’에서 싹텄다.
이 대학 서남표 총장도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학문 융합’과 ‘학문 간 벽 넘기’를 강조해 왔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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