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로스쿨 유치에 학교명예 달렸다”

  • 입력 2007년 7월 25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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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총 정원 규모와 로스쿨을 몇 개나 지정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로스쿨 유치를 위한 각 대학의 경쟁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상위권 대학들은 로스쿨 유치에서 탈락할 경우 학교의 전체 위상이 추락할 것을 우려하며 사활을 걸고 있다. 또 로스쿨 유치에 성공하더라도 초기부터 지원자가 대거 몰리는 명문 로스쿨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비장의 카드’를 내놓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성화 전략 찾아라=서울대는 김신복 부총장이 직접 관할하는 법학전문대학원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국제화’와 ‘공익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울대 법대는 지난해 4월 미국 버클리대 법대와 교류협정을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로스쿨 졸업생들이 미국 변호사 시험까지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글로벌 교육에 주력할 계획이다. 외국 학생들이 한국법을 배울 수 있도록 별도의 법학 석사(LLM) 과정을 만드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호문혁 법대 학장은 “국립대의 특성을 살려 인권이나 행정 등 공익적인 교육을 강화하고 순수 학문을 위한 석사 교육도 중시할 것”이라며 “국립대에 대한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해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정창영 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로스쿨 추진위원회를 통해 외국인 교수들을 적극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실무 교수를 12명 확보한 연세대는 미국 하버드대와 예일대 등 외국 명문 법대 교수를 적극 유치해 영어 교육과정을 강화함으로써 곧바로 국제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법조 인력을 길러 낸다는 계획이다.

이화여대의 경우 여대 특유의 개성 있는 로스쿨을 만들기 위해 본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가정법률상담소와 여성연구소 등 기존의 조직을 적극 활용해 가족법과 생명윤리법, 여성 인권, 성 문제 등에서 최고 수준의 교육 과정으로 특화한다는 방침이다.

▽실무 교원 확보 전쟁=로스쿨 법에 따르면 로스쿨은 전임 교원 20명 이상을 확보하고, 그중에서 20% 이상을 실무 경력자로 채워야 한다.

이에 따라 각 대학은 실무 경력자, 특히 판검사 출신과 국제 업무 경력이 있는 변호사를 유치하기 위해 발 벗고 뛰고 있다.

특히 인가 요건을 맞추기 위한 교수 채용 기준 시점이 8월 말이어서 대학들은 실무 교수 채용 전쟁으로 뜨거운 여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는 법대 차원의 로스쿨 연구회와 본부 차원의 로스쿨 추진위원회를 동시에 가동하면서 실무형 로스쿨 준비에 치중하고 있다.

하경효 법대 학장은 “최근 전임교수 4명을 선발한 데 이어 실무 교원을 30% 이상 확보하기 위해 추가로 17명의 교수 초빙 공고를 냈다”며 “내부 연구와 외부 자문을 종합해 실무형 특성화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서강대 성균관대 경희대 등은 기업 관련 교육 과정을 강화한다는 방향을 세우고 상법과 기업법 관련 전문 교수를 늘리기 위해 실무 경력자들을 물색하고 있다.

경희대의 경우 전임교수 34명 중 실무 경력 교원이 12명에 이르러 이미 기준 비율을 훨씬 넘긴 상태다. 하지만 통상과 상업 관련 전문가를 늘리기 위해 조만간 관련 실무자를 3명 이상 더 선발할 계획이다.

성균관대 역시 기업법 전문가를 중심으로 내년까지 5명 이상의 실무 경력 교수를 충원할 방침이다.

건국대는 현재 전임교수 25명 중 홍일표 전 사법연수원장 등 실무 경력이 풍부한 교원 15명 외에도 부동산법을 특성화하기 위해 전문가를 더 영입할 계획이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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