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을 어찌할꼬” 대학들 보완책 고심

  • 입력 2007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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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우선전형 고대 서강대 등 정시 30~50% 선발

내신차등적용 평균 높은 과목 빼고 등급 재조정

점 수 차 조 정 1~4등급은 축소 5~9등급은 확대

고교마다 학생들의 실력차가 천양지차이지만 교육인적자원부는 대학 전형에서 내신 비중을 높이도록 요구해 대학의 불만을 사고 있다.

평준화제도에선 모든 학교의 내신이 같은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공부 잘하는 학생이 많은 학교는 내신이 절대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학들은 “내신만으로는 정확한 실력을 확인할 수 없다”며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내신 성적의 불일치 현상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수능과 내신 둘 중에 어느 것이 실력을 객관적으로 반영하느냐에 대해선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수능 성적이 좋은 학생은 내신이 좋을 확률이 높지만 내신이 좋다고 수능 성적이 좋은 것은 아니란 것이 일반적인 연구 결과다.

대학들은 여러 평가 척도 가운데 내신보다는 수능을 신뢰하는 편이다. 그래서 고육책으로 수능우선선발전형, 내신 등급 간 점수 차 조정, 내신 차등적용제 등을 도입하고 있다.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경희대 등은 정시모집에서 수능만으로 정원의 30∼50%를 뽑는 수능우선선발전형을 마련했다.

대학들은 ‘수시는 학생부 중심, 정시는 수능 중심’이라는 기조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수능은 1, 2등급인데 내신이 4, 5등급까지 떨어지는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내신의 변별력을 확인하기 어려운 집단에는 다른 전형 방법을 써야 한다고 판단한 것.

고려대는 올해 수시와 정시에서, 연세대는 정시에서 고교별 내신 차등적용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한양대 등 다른 대학들도 이를 검토하고 있다.

내신 차등적용제는 학생부에서 과목마다 평균과 표준편차를 확인해 평균이 지나치게 높거나 표준편차가 너무 작은 과목은 시험의 변별력이 없는 것으로 보고 등급을 재조정하는 것이다. 내신 부풀리기를 한 학교는 손해를 보게 된다.

교육부는 선배들의 진학 실적에 따라 고교의 순위를 매기는 고교등급제와는 달리 지원 당사자들의 특성을 고려한 것이어서 별 문제는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학들이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조치는 내신 등급 간 점수차를 달리하는 것이다. 상위권 대학들은 내신 1∼4등급의 점수차를 최소화하고 나머지 등급 간 점수차만 크게 벌리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숙명여대는 이미 1등급과 2등급은 2점 차, 2, 3등급은 1.5점 차, 3, 4등급은 3점 차를 두고 나머지 등급 간에는 5점 정도 차를 두는 방안을 밝혔다.

내신 파동 과정에서 교육부는 “내신 등급을 모두 구분하되 점수차는 달리해도 된다”고 밝혔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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