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감독, 학사·석사 학위도 가짜"

  • 입력 2007년 7월 11일 16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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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학위 위조와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신정아(35·여·동국대 조교수)씨의 학사·석사학위도 모두 가짜인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캔자스대와 캔자스주립대에 따르면 이 두 대학에서 학사, 석사, 혹은 박사학위를 받고 졸업한 학생 중 신씨와 이름이 같은 인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토드 코언 캔자스대 홍보실장은 "우리 대학 학적과의 학생 기록에 따르면 신씨와 생년월일과 이름 글자가 같은 인물이 1992년 봄학기부터 1996년 가을학기까지 등록했으나 캔자스대에서 학부 학위든 대학원 학위든 취득하고 졸업하지는 않았다. 이 신씨는 1996년 가을학기 말에 학부 3학년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베트 제닝스 캔자스주립대 학적계장은 "기록 조회 결과 신씨와 이름이 같은 학생은 학적 기록에서 단 한 명도 찾을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신씨가 동국대 임용 당시 제출한 서류에는 신씨가 학사·석사학위를 취득한 학교가 캔자스대라고 돼 있다.

하지만 동국대는 임용 당시 학위 진위에 대해 캔자스대로부터 확인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상일 동국대 학사지원본부장은 "당시 기록에 따르면 동국대가 캔자스대에 항공우편으로 문의를 했으나 답신이 오지 않은 것으로 돼 있다"라며 "지금은 진위에 대해 의구심이 있지만 당시 기록으로는 예일대로부터 팩스로 신씨 박사학위에 대해 긍정적인 답신이 온 것으로 돼 있어 굳이 최종학위가 아닌 학·석사학위까지 확인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동국대와 광주비엔날레에 제출한 이력서에서 신씨는 미국 `캔자스주립대'(영문 명칭은 나와 있지 않음)에서 1994년 서양화와 판화 전공으로 학사학위(BFA), 1995년 경영학석사(MBA)학위를 받고 2005년 예일대에서 미술사 전공으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신씨의 이름이나 박사논문이 예일대 도서관 학위논문 검색시스템에 등록돼 있지 않고 동창회 명단에도 없으며 신씨가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밝혔던 서울대 미대 동양화과 합격 혹은 재학 경력도 거짓으로 드러난 상태다.

또한 신씨가 박사 논문이라며 2005년 동국대 임용 당시 제출했던 논문은 1981년 버지니아대에 제출된 다른 사람의 박사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미술평론가는 "신씨의 학력이 모조리 가짜 아니냐는 의심은 작년 말부터 미술계에 파다했다. 특히 `신씨가 캔자스에서 학사·석사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한국인이 별로 없어서 확인이 어렵기 때문 아니냐'는 냉소적 시각까지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신씨 주장에 따르면 캔자스에서 서양화·판화 복수전공 학사학위에 경영학 석사학위까지 따는 데 3¤4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었는데 애당초 믿기 힘든 얘기였다"라며 "동국대나 광주비엔날레 재단측이 제대로 조회하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씨는 1997년부터 여러 대학에 출강하며 금호미술관 수석큐레이터로 일했으며 현재는 동국대 조교수, 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장, 문화관광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추천위원, 대우건설 문화 자문위원, 하나금융그룹 문화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신씨는 이달 초 30대 중반의 젊은 나이로 국내에서 열리는 가장 큰 미술관련 국제행사인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으로 전격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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