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전 지하철 100배 즐기기<3>대동역

  • 입력 2007년 7월 6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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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현금 결제 비율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가 대동이라고 한다. 노인이 많아 주로 현금을 사용하고 그만큼 카드 소지율이 적기 때문. 대동지역의 특성을 단적으로 설명해 주는 얘기다.

대동은 대전 동쪽이라 해서 ‘대동(大東)’으로 불리다 광복 후 ‘대동(大洞)’으로 바뀌었다.

대동역은 지하철 1호선 22개 역 가운데 대전역, 서대전네거리역에 이어 3번째 큰 역으로 지하철 2호선과도 연결될 예정이다. 하루 8000여 명이 이용하고 있어 각종 전시회도 자주 열린다.

철도에 38년 몸담아온 ‘철도 베테랑’ 김해수(59) 대동역장은 “‘대동 체험하기’는 역에서 출발해 대전여고∼전통 주택가∼대동종합사회복지관(산 1)을 지나 우송대로 이어지는 길거리 주변의 먹을거리 체험이 제격”이라고 소개했다.

▽애환의 ‘대동 산 1’=대전여고 뒷산은 ‘안산(案山)’이라 불린다. 북풍을 막고 마을을 편안하게 감싸주기 때문. 이 산꼭대기의 대동종합사회복지관에 이르는 골목길은 등산길 못지않다. 한 사람도 비켜가기 어려운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다 보면 숨이 턱에 차오른다.

골목길 양쪽엔 슬레이트 지붕과 판잣집이 빼곡하다. 6·25전쟁 때 피란 왔다가 정착한 사람들의 흔적이다. 이곳엔 아직도 삶의 고단함이 짙게 묻어 있다.

대신동사무소 유희진 사무장은 “이런 모습은 얼마 안 가 곧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리모델링 사업‘이 한창이기 때문. 현재 진행 중인 주거환경개선사업만도 모두 5군데로 69만8632m²에 아파트 9632 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건강한 삶이 있는 곳, ‘솔도라도’=지하철 3번 출구에서 3분만 걸으면 우송대 솔도라도 웰빙센터가 나온다. 동중학교를 리모델링해 2005년에 문을 열었다. 스포츠센터를 비롯해 뷰티숍, 헤어숍, 노인복지관, 유치원, 어린이집,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연구소가 있다.

어린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건강관리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의학박사인 정윤모 우송대 스포츠건강관리학부 교수가 원장을 맡고 우송대와 우송정보대 교수와 학생이 각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이들은 바이오텍스, 근관절기계 등을 통해 테스트 한 결과를 바탕으로 건강을 관리해 준다. 1억4000만 원짜리 근관절기계는 일반 헬스클럽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 지난해 야구선수 조성민이 이 기계로 재활치료를 했다.

학교법인이 운영하고 대전시가 지원해 비용도 저렴하다. 042-620-7777

▽곳곳에 맛집=8번역 출구에서 5분쯤 걸어가면 대전여고 후문 앞에 ‘여고분식’(042-282-6528)이 있다. 간판조차 없는 이 집에서는 손님이 메뉴를 고르지 못한다. 여주인 박영순(59) 씨가 그날그날 음식을 만들어 놓으면 손님은 그냥 그 메뉴를 먹어야 한다.

박 씨는 용담댐 근처인 전북 진안이 고향이다. 사용하는 재료 대부분이 친정어머니(75)와 고향 사람들이 경작한 것. 장류와 기름, 고사리, 감자까지 택배로 보내 온 것이다. 기자가 찾아간 날에는 동태찌개였다. 대동역 남경주 주임은 전날 비계와 살점이 절반인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아주 맛있게 먹었단다.

“주방엔 미원이 아예 없지라. 미원이 필요하면 다시마를 쓰제이.”

솔도라도 근처에 있는 ‘맛좋은 선지해장국’(042-635-0230)은 동네사정에 밝은 대신동사무소 직원들이 강력하게 추천한다.

이상교(50), 이순임(49) 부부가 부드러운 아기배추에 처녑과 선지를 넣어 끓인다. 족발은 그날그날 판매되는 양만큼만 삶는다. 첨가물은 생강과 감초, 계피, 파, 양파, 통마늘, 엿기름, 간장, 그리고 ‘비밀’이란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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