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영어일기, 일단 시작하면 ‘절반은 성공’

영어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간단한 문장으로라도 영어 일기를 꾸준히 써보면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서울 리라초등학교 3학년 이수민양이 엄마와 함께 영어 일기를 쓰고 있다. 이훈구 기자

초등생 때부터 습관 들이려면

이수민(9·서울 리라초3) 양은 일곱 살 때부터 영어일기를 꾸준히 써 왔다. 처음에는 ‘주어+동사+목적어’로만 이루어진 아주 간단한 2, 3개의 문장이 일기의 전부였지만 공책 10권 분량의 일기를 쓰고 난 지금은 예전보다 영어 표현력이 훨씬 좋아져 ‘일기다운 일기’를 쓰고 있다.

엄마 정선희(40) 씨는 “그날 있었던 일에 국한하지 말고,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점, 평소 쓰고 싶었던 주제를 아무거나 골라서 자유롭게 쓰게 했다”고 말했다. 처음엔 문법, 철자법 모두 잘할 수는 없지만 꾸준히 일기를 쓰면서 영어책 읽기와 영어 듣기를 병행하면 어느 순간 책에 나온 문장을 활용하거나, 평소 흥얼거리던 문장을 영어일기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영어교육을 위한 커뮤니티 쑥쑥닷컴(www.suksuk.co.kr)의 서현주 대표는 “문법과 시제를 맞춰 정확하게 쓰게 하기보다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 문장을 길게 쓰기보다는 두세 문장으로 짧게 나눠 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① 한 문장 쓰기부터 시작하자

아이에게 영어 일기를 써 보라고 하면 대부분 막막해 할 것이다. 이럴 때는 빈칸 채우기나 한 줄 쓰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시중에는 영어일기 초보자를 위해 영어일기 예문의 빈칸을 채우면서 학습하게 하는 교재가 많이 나와 있다. 빈칸 채우기를 통해 문장의 패턴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아이는 스스로 간단한 문장을 만들 수 있게 된다. 굳이 특이하거나 어려운 문장을 쓰기 보다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문장을 시작으로 점차 문장 수를 늘려 나가도록 한다.

예를 들면 ‘Today was the Parents’ Day.’(오늘은 어버이날이다)와 같은 문장부터 시작해서 ‘So I gave some flowers for Mom. She was happy for it. That made me happy.’(그래서 나는 엄마에게 꽃을 선물했다. 엄마가 기뻐했다. 나도 기분이 좋았다)로 점차 발전시켜나가면 된다.

② 사전의 예문을 활용하자

일기를 쓰다 모르는 단어나 표현이 나오면 사전을 찾아보게 한다.

한영사전이나 영영사전에서 제시된 예문을 보고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와 가장 비슷한 문장을 고른 뒤 단어만 바꿔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이런 훈련을 반복하면 문장의 구조와 표현에 익숙해진다.

사전을 선택할 때에는 예문이 많은 것으로 고르는 것이 좋다.

영어 수준이 초급이라면 1000단어 안팎의 어린이용 그림사전이나 일러스트 사전이 좋다. 이때 동의어 사전도 같이 참고하면 쓰기 능력을 향상시키고 더 많은 어휘를 익힐 수 있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영어일기 관련 도서를 참고해서 일기를 쓰는 것도 괜찮다. 도서 대부분이 설명과 함께 예문으로 구성되어 있어 엄마도 아이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③ 부모가 고치려 들지 말라

아이가 틀린 부분을 수정한다고 빨간 펜으로 수정하는 부모가 많다.

하지만 수정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온통 빨간색으로 변하는 일기장을 보면 아이 처지에서는 일기를 쓰기가 싫어질 수 있다.

아이가 잘하고 있다고 믿는 것이 성공적인 학습의 지름길. 일기 중 잘 쓴 문장이 있다면 밑에 칭찬의 글을 써주거나 아이의 생각을 넓혀 주는 질문을 써 보자. 엄마의 메모 한 줄이 아이의 표현을 더욱 넓혀줄 수 있다.

서 대표는 “아이가 자유롭게 일기를 써내려가는 수준이 아니면 부모가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눈 후에 주제나 소재를 정하는 것이 좋다”며 “단어나 표현을 몰라 고민할 때에는 부모가 힌트를 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