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대기업 회장 아들 보복폭력’ 출동하고도 조치 안해

  • 입력 2007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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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인 A그룹의 회장이 경호원을 동원해 자신의 아들을 폭행한 상대편을 찾아가 폭력을 행사했다는 첩보에 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사건 당시 112 신고를 접수한 경찰관이 현장에 출동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또 사건 발생 뒤 이 그룹의 고문으로 있는 전직 경찰총수가 관할 경찰서 서장에게 전화를 걸어 경찰의 수사 여부를 문의한 사실도 확인됐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9일 0시 9분경 ‘서울 중구 북창동 S클럽에서 손님이 직원들을 폭행했다’는 내용의 112 신고를 접수했다. 당시 신고자는 ‘매우 심하게 폭행했다. 가해자가 A그룹 회장의 아들’이라고 밝혔다. 당시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도착한 남대문경찰서 태평로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은 S클럽 룸에 종업원 6명이 있었고, 이들 가운데 2명의 얼굴이 맞아서 부은 듯이 벌게져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경찰은 근무일지에 ‘(피해자들이) 맞은 흔적은 있으나 상호 합의하고 처벌을 원치 않아 종료했다’고 기록했다.

한편 남대문경찰서는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뒤인 24일과 25일 A그룹 회장 아들과 당시 동행한 경호원 4명, S클럽 종업원 등 모두 10명에게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 경찰은 또 24일 “A그룹 회장은 병 치료차 해외에 나가 있고, 회장 아들은 미국에서 유학 중이라 조사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회장은 21일 귀국했으며 회장 아들은 국내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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