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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4월 2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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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경기 화성시 발안파출소 앞. 열린우리당 한명숙 의원과 함께 유세장을 찾은 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사실상 연합공천으로 인한 선거협력의 위력이 전남 무안-신안과 대전 서을에서 나타나고 있다. 선거연합을 통해 재·보선에서 승리해 대통합을 이루고 양당 정치구도 속에서 대선 승리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통합신당모임의 박상돈 의원, 열린우리당 이시종 오제세 의원 등 충청권 의원 3명이 최근 대전 서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를 지지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4·25 재·보궐 선거운동이 막바지로 치달으며 점차 한나라당 대 비(非)한나라당 연합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범여권이 선거 협력을 한 지역에서의 선거 결과가 통합의 동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에선 국회의원 3명과 기초단체장 6명, 광역의원 9명, 기초의원 38명을 뽑지만 특히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경기 화성, 대전 서을, 전남 무안-신안의 선거 결과가 관심의 대상이다.
올 대선을 앞두고 실시되는 사실상의 마지막 국회의원 재·보선으로 경기 충청 호남 등 3곳의 선거 결과는 대선 민심의 향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몇 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다.
우선 한나라당의 재·보선 ‘불패 신화’가 이어질 것이냐다. 특히 대전 서을은 ‘대선 전초전’으로 여겨진다. 한나라당이 높은 당 지지율을 바탕으로 대전 서을에서 승리할 경우 ‘대세론’을 이어갈 수 있다.
반면 국민중심당 심 후보가 승리할 경우 국민중심당이 충청권의 대표 세력으로 인정을 받으면서 향후 대선 가도 및 정계 개편 과정에서 지렛대 역할을 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열린우리당이 자체 후보를 내지 않은 것은 일단 한나라당의 기세를 꺾겠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무안-신안의 선거 결과도 정국에 미치는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차남인 홍업 씨가 승리할 경우 민주당은 호남에서의 지지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며 향후 범여권 통합 과정에서의 주도권을 잃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패배할 경우 DJ의 호남 장악력이 급속히 쇠락하고 홍업 씨의 공천을 밀어붙인 민주당도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열린우리당은 유일하게 후보를 낸 화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어느 정도의 득표율을 기록하느냐가 당 존립의 관건이 될 수도 있다.
한나라당에선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유세 경쟁이 치열하다. 서로 다른 동선(動線)으로 움직이며 상대에게 뒤질세라 열심히 뛰고 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테러를 당한 뒤 “대전은요?”라는 한마디로 대전시장 선거의 판세를 뒤집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 때문인지 박 전 대표는 이번에도 대전 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선 후보 지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전 시장 역시 해외 출장에서 돌아와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이 후보 지원 유세를 위해 대전으로 직행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대전 서을 지원 유세에 신경을 쓰는 것은 과거 대선에서 대전 충청권의 투표 성향이 대선 승패를 좌우했다는 상징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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