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방화 가능성 진술 확보"

  • 입력 2007년 2월 12일 15시 07분


코멘트
11일 발생한 전남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가 방화로 인한 것이었을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전남 여수경찰서는 12일 "여수출입국사무소 화재와 관련, 보호시설 304호실에 있던 중국인의 방화로 추정되는 행동을 목격했다는 다른 외국인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수사본부가 차려 진 여수시 쌍봉지구대에서 2차 수사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경찰은 "304호실에 있다가 연기에 질식해 숨진 중국인 김모(39)씨가 화재가 발생한 곳에서 가연성 바닥재를 들어 올려 불이 잘 타오르도록 하는 행동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다른 피보호자들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1차 화재감식 결과 발화지점은 김씨가 있던 304호실 안 거실 사물함 쪽 TV와 공중전화기 부근 하단부로 확인됐으며 사고 직후 생존자들의 진술은 김씨가 이 근처에서 뭔가를 하고 있었다는 데 일치했다.

김씨는 전날 밤 11시21분께부터 4차례에 걸쳐 화장지에 물을 묻혀 폐쇄회로TV를 가렸으며 마지막 화장지를 붙이고 8분뒤 304호실 천장 부근에서 연기가 나는 점이 폐쇄회로 판독결과 드러나기도 했다.

특히 김씨는 지난 1월과 2월초에도 한차례씩 화장실에 비치된 치약을 이용, 폐쇄회로 TV를 가리는 행동을 했으며 특히 1월에는 5일간의 독거실 처분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방화 용의자로 떠오르고 있는 김씨와 관리사무소측간 `신경전'은 상당 기간 계속된 것으로 보이며 이같은 마찰이 이번 화재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씨는 2005년 10월 인천항을 통해 밀입국한 후 광양지역 모 건설현장에서 일용노동자로 일하다 지난 9일 다른 3명의 불법체류자들과 함께 붙잡혀 보호를 받아왔다.

경찰 관계자는 "관리사무소측에 대해 원한 여부가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이 되지않았다"면서 "사망자 유품중에도 라이터나 성냥 등의 인화물질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화재현장에 외부 침입이 없었던 점, 폐쇄회로TV와 관련한 김씨의 전날 밤 행동 등으로 미뤄 김씨가 확인되지 않은 도구를 이용해 방화를 한 것으로 추정하고 추가 감식과 보강 수사를 통해 정확한 화재원인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함께 화재 현장에 대한 2차 정밀감식에 들어갔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